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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 "도로 안전에 4차산업 기술 적용···'드론 앰뷸런스' 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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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대담=이상훈 경제부장

드론으로 교량 점검, 사고취약 구간엔 '디지털 트윈'기술로 교통 통제

민간 건설사 글로벌 진출 지원···해외수주 500억弗 프로젝트 기여할 것

장애인 등 통행료 감면 따른 부족분 '공익서비스 비용'으로 보전 필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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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드론 앰뷸런스가 고속도로에서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겁니다. 도로가 아무리 막혀도 좌표상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임기 중 드론 앰뷸런스를 도입해 환자를 직접 수송해보는 것입니다.”

16일 경기도 성남에 자리한 EX스마트센터에서 만난 함진규(사진)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조종사 자격증을 보유한 드론 전문가이자 ‘4차 산업혁명의 전도사’로 불린다. 올 2월 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한 함 사장은 모빌리티 혁신의 시대를 맞아 4차 산업혁명이 구현되는 최전선인 도로에 새 가치를 불어넣는 데 열심이다. 이는 함 사장이 인터뷰 시작과 함께 ‘드론 앰뷸런스’을 언급한 이유기도 하다. 함 사장은 “사장 직속 조직인 ‘첨단융복합 태스크포스(TF)’를 (5월에) 신설해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발굴하라고 지시했다”며 “드론 앰뷸런스도 TF에서 추진하는 핵심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도로공사는 ‘교통산업의 전략사업화’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와 연계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월 국토교통부에서 공모한 ‘K-MaaS 시범사업’ 중계사업자로 선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서비스형 모빌리티(Mobility as a Service·MaaS)라는 다양한 이동수단과 정보를 연계해 단일 플랫폼에서 최적 경로 안내, 예약·결제, 정산 등을 통합 제공하는 것이다. 고속도로는 물론 철도·항공·개인형이동장치(PM) 등 모든 교통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도로공사의 계획이다.

도로공사는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 등 민간기업과 손을 잡았다. 함 사장은 “과거에는 좌석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한 뒤에야 좌석이 남는지 다 찼는지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각종 데이터가 제공돼 사람이 정류장에 나가지 않아도 몇 시에 탈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은 물론 예약까지 할 수 있다”며 “K-MaaS 플랫폼이 구축되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모든 데이터를 통합해 국민은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로 교통의 미래인 자율주행 서비스 기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2027년에 ‘자율협력 모빌리티 혁신 고속도로’를 조성하기 위해 2024년까지 전국 주요 고속도로 2400㎞ 구간에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을 구축한다.

C-ITS는 자동차 간 또는 자동차와 인프라 간 통신을 주고받는 시스템이다. 여주시험도로에서는 자율협력 지원 인프라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교통 특성 및 주행 환경에 맞는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지정도 준비하고 있다.

도로공사의 핵심 가치인 안전을 위해서도 4차 산업혁명 기술 접목은 필수적이라는 게 함 사장의 생각이다. 현재 도로공사는 드론을 활용해 교량 등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함 사장은 “서해대교 등 다리 밑으로 사람이 굴절차를 타고 내려가 점검하는 기존 방식은 위험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그에 비하면 수천만 원에 불과한 드론으로 전부 사진을 찍어 위험성을 분석하는 방식은 매우 효율적이고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교통관제상황실도 서해대교 등 6개 사고 취약 구간에 시범 도입했다. 디지털트윈은 실시간 교통 상황을 가상세계에 디지털로 구현해 효율적인 교통관제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레이더 검지기로 사고나 돌발 상황 인지를 10초 내외로 단축하고 초동 대처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함 사장은 휴게소도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본다. ‘레저와 문화·신기술이 함께하는 미래형 명품 테마소’로 혁신하는 것이 목표다. 그 중 핵심은 ‘1휴게소, 1명품 먹거리’ 도입이다. 유명 맛집을 휴게소에 입점시켜 지역 특산물 등을 활용한 ‘ex푸드’를 개발해 휴게소 음식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휴게소와 주변 관광지를 연계 개발해 휴게소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고 4차 산업 기술을 접목해 드론 축구장, 로봇 서비스 등 이색적인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휴게소 매장 시설의 현대화·명품화도 노리고 있다. 백화점 수준으로 매장을 리모델링하고 판매 상품도 이에 걸맞은 수준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함 사장은 “휴게소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명칭부터 여러 가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고속도로를 타면 물류·쇼핑·먹거리 등 이용자의 모든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휴게소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미래 주거 인프라로 스마트도시가 주목받으면서 도로공사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도 미래지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근본적인 교통 정체 해소와 대도시권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대심도 지하고속도로’ 사업이 대표적이다. 도로공사는 경인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위한 전담 부서를 신설해 정부와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연내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적기에 지하고속도로를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함 사장은 “고속도로를 지하화해 생기는 공간은 버스·택시·열차는 물론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갈아탈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서울시가 관리하는 지상도로는 시에서 판단하겠지만 우리가 관할하는 공간의 기본은 결국 ‘교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 사장 임기 중의 또 다른 목표는 민간 건설사의 해외 사업 진출을 적극 지원해 정부의 ‘해외 수주 500억 달러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히 해외 사업의 경우 민간기업 동반 진출을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고 안정적·장기적인 수입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도로공사는 그동안 주력해온 시공감리 사업 외에 해외 운영유지관리(O&M) 분야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도로공사는 지난해 2000억 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 및 N8고속도로 O&M 사업을 수주해 요금 징수 등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통행료 자동 수납 시스템 등 우수한 ITS 기술을 보유한 국내 민간기업이 현지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함 사장은 “과거 중국이 해외 건설 수주에서 물량 공세를 폈지만 우리 도로 시공 기술력에 미치지 못해 최근 중국에 공사를 맡겼던 나라들이 다시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며 “나라마다 지형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 사업의 공사 비용 예상치를 정확하게 추산하는 데 어려움이 크지만 외국 기업 또는 엔지니어링 기업 등과 협력해 타당성 있는 사업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도로공사의 해외 사업은 해당 국가의 사회 문화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함 사장은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서는 통행요금 수납 업무가 남성만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도로공사 진출 이후 수납원으로 여성을 채용하기 시작했다”며 “현지에서는 ‘여성의 사회 참여 및 권리 신장에 기여하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우리가 사회적인 관습이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식하고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는 데서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2015년에 4.7% 올린 후 동결 상태인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은 장기적으로 필요하지만 당장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함 사장의 생각이다. 다만 정책적 감면 등으로 발생하는 부족분에 대한 공익서비스비용(PSO) 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도로공사가 장애인·국가유공자 등에게 통행료를 면제 또는 인하해주는 데 소요되는 연간 3500억 원을 정부 예산으로 보전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함 사장은 “코레일의 경우 PSO가 강행 규정으로 돼 있어 무조건 보전을 받지만 우리는 임의 규정이라 이를 바꿔야 한다”며 “보전해주는 기관이 보건복지부·보훈부 등으로 나뉘어 있는 만큼 협의를 통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e is···

△1959년 경기도 시흥 △인하대사대부고 △고려대 법학 학사, 법학·정치학 석·박사 △2000년 21세기고양발전연구소장 △2000~2011년 인스컴 대표 △2002~2008년 제6·7대 경기도의회 의원 △2012~2020년 제19·20대 국회의원(경기 시흥갑) △2014년 새누리당 대변인 △2015~2016년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2017~2018년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2023년~ 도로공사 사장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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