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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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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돌아온 금은빛 ‘고려사경’… “당대 최고 사경승이 그린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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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된 ‘묘법연화경 권제6’ 공개

연꽃 문양 등 14세기 제작 추정

동아일보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14세기 고려 사경(寫經) ‘묘법연화경 권제6’이 15일 공개됐다. 펼치면 길이가 1070cm에 이르는 이 사경은 총 108면으로 이뤄졌으며, 4개 면에 걸쳐 불교 경전 내용을 표현한 변상도가 그려져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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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으로 짙게 물들인 감지(紺紙) 위에 화려한 금빛으로 그려진 석가모니와 보살들…. 부처가 되는 길을 전한 14세기 고려 사경(寫經) ‘묘법연화경’ 가운데 한 권이 올 3월 일본에서 국내로 돌아왔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1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최근 환수된 ‘묘법연화경 권제6’을 공개했다. 이 유물은 불교 경전 중 하나인 묘법연화경을 금은니(金銀泥·금가루나 은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로 필사해 절첩본(折帖本·병풍처럼 접는 식으로 만든 책)으로 만들어졌다. 모두 접었을 땐 가로 9.5cm, 세로 27.6cm 크기로 접힌 면을 모두 펼치면 가로 길이가 1070cm에 이른다. 총 108면에 걸쳐 표지와 변상도(變相圖·불교 경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 경문으로 구성돼 있다. 공양 실천의 중요성 등을 적은 경문은 각 행에 17자를 담아 한 면당 6행씩 102개 면에 걸쳐 빼곡히 채워져 있다. 총 7권으로 이뤄진 ‘묘법연화경’ 가운데 6번째 권에 해당한다.

특히 총 4개 면에 걸쳐 금니로 화려하게 그린 변상도는 걸작이란 평가가 나온다. 배영일 대한불교조계종 마곡사 성보박물관장은 “완성도 높은 구성뿐 아니라 표현력이 정교하고 치밀한 것으로 보아 당대 최고 실력을 지닌 사경승이 그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3세기 고려 왕실은 사경을 전문 제작하는 사경원(寫經院)을 운영했고, 14세기에 이르면서 귀족들도 이곳 출신의 승려 장인을 통해 사경을 제작했다고 한다. 아쉽게도 유물에는 제작 시기와 배경, 제작자 등을 기록한 발원문이 적혀 있지 않다. 다만, 표지의 연꽃 문양 등 그림 양상이 현존하는 14세기 묘법연화경과 유사해 그 무렵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변상도에는 ‘묘법연화경 권제6’이 전하는 총 6가지의 불교 설화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장면이 그려져 있다. 그림 오른쪽 부분에는 묘법연화경을 설법하는 석가모니불과 제자 등이 그려져 있다. 그림 왼쪽 위에는 사람들이 성을 내며 돌을 던져도 꿋꿋이 부처의 말씀을 전하는 상불경보살(常不輕菩薩), 왼쪽 아래엔 활활 타오르는 화염 속에 자신의 몸을 바쳐 공양하는 약왕보살(藥王菩薩)이 나온다.

이 유물은 일본인 소장자가 지난해 6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매도 의사를 밝히며 세상에 드러났다. 재단에 따르면 국내외 현존하는 고려 사경은 150여 점으로, 이 가운데 60여 점이 해외에 있다. 7권 전권을 모두 갖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감지은니 묘법연화경’과 ‘상지은니 묘법연화경’이 국보로 지정돼 있다. 단권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6’이 보물로 지정돼 ‘묘법연화경 권제6’ 역시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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