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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이슈 로봇이 온다

車 엔진 개발하다 배달로봇에 빠진 현대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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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배달 주문이 들어오자 근무자가 자율주행 배달로봇에 물건을 싣는다. 스타트업 모빈의 배달로봇 ‘M3(프로젝트명)’는 주소를 인식해 집 앞까지 스스로 구동한다. 평지뿐 아니라 계단도 오르내린다.

15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현대차그룹이 개최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테크데이’에선 모빈이 개발한 배달로봇 M3가 눈에 띄었다.

모빈은 2020년 현대차그룹 사내벤처로 시작해 작년 12월 분사했다. 남양연구소에서 엔진을 개발하던 최진·조선명·정훈 연구원이 함께 설립했다. 4년 차 스타트업치고는 활동폭이 넓다. 작년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 대상으로 선정됐다. 올해 4월엔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라스트마일(last mile·상품이 개인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물류 배송의 마지막 구간) 사업 협의체’를 구성했다.

조선비즈

최진 모빈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테크데이’에 참석해 배달로봇 M3 개발 과정을 설명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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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의 차별점은 계단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구부러졌다 펴지는 바퀴다. 일반 배달로봇·서빙로봇은 평지만 주행한다. 계단이나 도로의 연석을 넘지 못한다. ‘로봇개’로 불리는 4족(足) 보행로봇은 계단을 오를 수 있지만, 제조 비용이 2~3배 더 든다. 또 흔들림이 커서 배달로봇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M3는 모빈이 자체 개발한 특수 고무 소재 바퀴로 계단을 자유롭게 이동한다. 이날 만난 최진(34) 모빈 대표는 “2013년 쓴 대학 졸업 논문 주제가 ‘계단을 오르내리는 바퀴를 최적의 구조 설계하는 것’이었다”며 “사내 공모전에 계단을 넘나드는 퍼스널모빌리티(PM)를 출품했고, 라스트 마일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보고 배달로봇으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본 M3는 꽤 가파른 경사의 계단도 편안하게 넘었다. 최대 35도 경사의 계단을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적재함은 거의 수평 상태였다. 최 대표는 M3에 적용한 핵심 기술인 가변형 바퀴와 로봇 안정성 등 분야에서 1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M3는 완충 시 최대 6시간 연속 구동한다. 무게는 70㎏이고, 최대 15㎏의 물건을 싣는다. 금호타이어가 바퀴 생산, 신성델타테크가 몸체 생산을 맡았다.

모빈은 배달로봇을 현대차그룹 내 다양한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이 지은 아파트 단지와 현대글로비스의 소형 물류 창고에 시범 사업으로 도입한다. 모빈은 향후 신호수 로봇과 순찰로봇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고성민 기자(kurtg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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