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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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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2023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경고…종교간 교류마저 위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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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권영세 통일부장관이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해서 유엔사 군정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파주=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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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해마다 광복절과 부활절에 남북공동기도문을 발표해왔습니다.

남북공동기도문은 민간차원의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도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통일부가 남북공동기도문 작성 과정을 문제삼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세계교회협의회 WCC에서 활동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1989년부터 8.15 직전 주일에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을 지키며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공동기도문을 발표해왔습니다.

이와 함께 기독교 최대 절기인 부활절에도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을 발표해 남북교회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예언자적 사명을 다하자는 다짐을 밝혀왔습니다.

그런데 통일부가 최근 남북교회가 해마다 작성해 오던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작성 과정을 문제 삼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일부는 지난 달 19일 교회협의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북측에 부활절 공동기도문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관련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며 경고 조치했습니다.

통일부는 교회협 이홍정 총무와 실무자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제안을 세계교회협의회를 통해 전자우편으로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전달한 행위는 북한 주민 접촉에 해당한다"며, "사전에 정부에 관련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교회협의회가 세계교회협의회 이메일로 북측에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발표를 제안하면서 사전 신고하지 않았다고 경고 조치한 겁니다.

남북공동기도문 작성을 위해 세계교회협의회를 통해 북측과 간접 접촉한 것을 두고 통일부가 경고 조치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에 대해 30년 넘게 별다른 문제없이 남북공동기도문 작성 작업을 해온 교회협의회는 당혹스러운 입장입니다.

앞서 교회협의회는 통일부에 보낸 경위서에서 "북한 관계자를 간접 접촉한 이는 세계교회협의회 국제협력위원회 피터 프르부 국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마다 교회협의회가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초안을 작성해 세계교회협의회 에큐메니칼 포럼과 공유해왔고, 여기에 북측 교회도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의 경고 조치에 대해 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장 한기양 목사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교회협의회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2월과 2017년 2월에 중국 심양에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연례회담을 가진 것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 받은 바 있습니다.

한기양 목사는 현재 남북관계는 신냉전적 국제질서 흐름 속에 박근혜 정부시절 보다 더 악화 된 것 같다며, 민간차원 교류마저 탄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한기양 목사 / 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탄압맞죠. 옛날 무신정권 비슷해서 무도해서 눈치도 안보고 뭘 잘못했는지도 깨닫지 못하고 있고 오로지 상전국만 섬기는 이런 태도를 보이는 윤석열 정부는 이미 국민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고 봐요."

통일부는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서면 경고가 아니라 관계 법령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교회협의회는 당장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8.15 한반도평화통일공동기도주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통일부의 경고조치로 뒤숭숭한 분위깁니다.

남북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정부가 민간차원의 종교적 교류마저 중단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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