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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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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출마 명분 만들었다"…文 만난 조국의 '길 없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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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11일 정치권이 종일 술렁였다. 총선이 10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야권 내 팬덤을 가진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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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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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은 전날(1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3년 6개월여 만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를 나누고 귀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12년 대선 지지활동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2017~2019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근무 등 인연을 언급한 뒤 “격무로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회고했다.

조 전 장관은 특히 “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逆進)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자신의 북 콘서트 현장에서 총선 출마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한 것에서 조금 더 진척된 내용이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직접 의향을 확인하진 못했으나 사실상 정치 참여 선언 아니겠냐”는 반응을 내놓았다.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경우, 지역구로는 ‘서울 관악갑’이 우선 거론된다. 조 전 장관이 지난해 3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으로 이사했기 때문이다. 여권 인사인 신평 변호사도 지난달 페이스북에 “현 정부 인사들도 조 전 장관이 관악 쪽으로 출마할 것을 예상한다”고 적었다.

일각에선 'PK(부산·경남) 출마설’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의 고향인 부산은 물론, 조 전 장관의 부친이 이사장을 지낸 웅동학원이 위치한 ‘경남 창원 진해구’가 구체적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고향인 부산·경남으로 나간다면 당내에서 반기지 않겠나”라며 “특히 경남 창원 진해는 지난번 선거에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은 격전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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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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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재판에서 이미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에서 공천 자체가 힘들 거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의 22대 총선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에는 ‘공직 후보자로서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았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월 업무방해와 위계공무집행방해, 위조 공문서 행사 등 대부분의 혐의가 인정돼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고, 지난달 25일부터는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혹여나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하면, 조 전 장관에겐 더욱 ‘움직일 명분’이 생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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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야당에서도 조 전 장관 출마에 대해선 우려를 쏟아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조 전 장관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도 모자를 판”이라며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조 전 장관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 민주당 재선의원도 “본인은 억울한 부분 있어도 잘못한 건은 잘못한 것”이라며 “당에 더는 부담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맹공했다. 김민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약자 코스프레를 했던 조 전 장관의 만행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며 “잃어버린 5년에 대해 국민께 속죄하고 죗값을 받는 것이 가야 할 ‘유일한 길’이다”고 꼬집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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