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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제 연봉 7000만원인데 '비슷한 급'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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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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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동질혼’, ‘하향혼’에 관한 결혼적령기 남성의 고민을 담은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 한 중견기업에 다닌다는 글쓴이는 자신의 연봉을 ‘7000만원 정도’라면서 최소한 자신과 비슷한 급여 수준의 여성을 원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건에 맞는 여자 찾기 진짜 힘드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A씨는 30대 초반의 남성으로 “솔직히 중소기업이나 공무원은 돈 얼마 벌지도 못한다”며 “같은 조건 대기업에, 일 계속 다닐 여자를 찾고 있는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같은 맥락으로 “연애할 때는 공무원이든 공기업이든 예쁘면 무조건 오케이하고 가볍게 만났다”며 “30대 초반 돼서 나랑 비슷한 급 여자 찾으려니 힘들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이에 대한 이유로 “나보다 못 버는 사람과 결혼하면 육아나 집안일 분담으로 대판 싸울 게 뻔하다. 결혼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짚었다.

이어 “3개월 전에 2년 정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결혼하자길래 헤어졌다”며 “이번에는 비슷한 급과 사귀어서 결혼까지 할 생각인데 이대로 늙어 죽을 인생인가보다. 늙어서 가정부는 고용할 수 있게 많이 모아두고 가볍게 연애나 할까 생각도 든다”고 푸념했다.

그는 전 여자친구가 공무원이었다며 월급이 자신의 반도 되지 않을 만큼 못 벌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30대 초반의 여성 중 연봉 7000만원 이하인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고 언급해 댓글을 통해 십자포화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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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견해는 양분됐지만 대체로 A씨를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 네티즌들은 “상대가 연봉이 낮으면 집안일 더 많이 하고 육아 전담해야 하는 거냐”, “7000만원 버는 여자가 널 만난다고 생각하면 오산”, “남녀가 결혼해도 결코 모든 일을 칼같이 반으로 나눠서 할 수 없는데 미성숙한 생각을 가진 것 같다”, “당신 직장이 그렇게 사람의 급을 나눌 회사는 아니다”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한 네티즌은 “소개팅을 받거나 연애를 할 때 본인과 ‘비슷한 급’을 거의 못 만났거나 그런 여자가 호감을 보이거나 혹은 사귄 적 없다면 그 사람들이 A씨와 같은 급이 아니란 것”이라며 “한마디로 (A씨는) 자기객관화, 메타인지가 덜 되었다. 댓글을 봐도 꽤 사회성 떨어지는 타입 같은데 그냥 결혼이라는 제도에 영 안 어울리는 사람이니까 넓은 의미에서 사회를 위해 혼자 사시는 게 좋다. 그렇게 될 것 같다”며 매우 강한 어조로 작성자를 비판했다.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사에 다니는 한 네티즌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나쁜 뜻으로 쓴 게 아닌 건 알겠지만 너무 다른 이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글을 썼다. 공격적인 표현이 많기 때문에 문제”라고 A씨의 날선 어투를 문제 삼기도 했다.

게다가 대기업에 재직 중인 남성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여자는 상향혼이 디폴트”, “여자 연봉 7000만원이 최소 조건이라면 당신 회사로는 소개팅 못 해준다”는 현실론이 다수를 이뤘다.

다만 일부 네티즌은 “다들 속으로 계산하고 따지면서 솔직하게 쓴 A씨를 욕한다”고 작성자를 옹호하며 “연봉 높은 여자는 더 높은 남자를 바랄 테니 인성 갖춘 사람을 만나라”는 조언을 남겼다.

A씨는 자신의 글을 둘러싸고 격론이 이어지자 글의 내용을 추가했다. 그는 “내가 말한 급은 그냥 나랑 비슷한 연봉 수준”이라며 “(내 연봉이) 그리 높은 것도 아니고 외모를 요구한 것도 아니다. 사람이 착하든 심성이 좋든 현재 연봉으로 미래를 보장하기 힘들다는 거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이 수준으로는 부부랑 아이까지 나눠서 감당하면 미래가 더 없기 때문에 최소한 같은 연봉으로 (급을) 나눈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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