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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돈 잘 버는 LG엔솔, 왜 ‘BaaS’에 관심 둘까 [소부장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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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BaaS '비라이프케어' 적용처 확대 행보

- 매출은 '0원'...자사 배터리 사업·기술 경쟁력 및 사용자 편의 제고 기대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자사의 BaaS(Battery as a Service, 서비스형 배터리) ‘비라이프케어(B-Lifecare)’ 알리기에 열심이다. B2B(기업간거래)에서 B2C(기업과소비자거래)로 사업 접점을 넓힘과 더불어, 배터리 실사용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31일 렌터카업체 ‘레드캡투어’와 전기차 배터리 관리 강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레드캡투어가 관리하는 공공기관 대상 렌터카에 비라이프케어를 탑재해 전기차 운행 상태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골자다.

이달 9일에는 아우토플라츠, 마이스터 모터스를 비롯한 공식 수입차 딜러 7개사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이들 딜러사가 판매하는 차량 중 비라이프케어를 지원하는 차량에는 비라이프케어와 함께 배터리 정보수집장치(OBD, On-Board Diagnostics)가 탑재될 예정이다.

BaaS는 배터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제·관리할 수 있도록 사용자와 탑재장치를 매개하는 플랫폼을 통칭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비라이프케어는 배터리 생애주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다.

주요 서비스로는 ▲주행 이력과 전비 관리, 내 전기차 배터리 점수 및 수명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 ‘상시진단 서비스’ ▲배터리 최대 성능비교(주행거리·연식 대비), 고장점검, 예상 시세 등을 LG에너지솔루션이 평가 후 발급하는 ‘배터리 인증서’가 있다. 주변 충전소 검색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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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완성차 제조사와 협의해 자사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중심으로 비라이프케어를 지원한다. 2021년 11월 베타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상시진단과 평가인증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왜 이런 서비스를 시작한 걸까? ‘매출’은 답이 아니다. 이들은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로 지난해에만 25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뒀고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수주잔고는 385조원에 이른다. 소정의 구독료를 벌고자 별도의 개발 및 서비스 인력이 필요한 플랫폼 서비스에 집중할 이유는 크지 않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BaaS 운영은 배터리 제조사에 다양한 무형의 이익을 줄 수 있다. 우선 사업 측면의 차별화다.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시장 규모가 매년 30% 이상씩 증가하는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배터리 시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4월 기준 전세계 2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선 점유율 1위 사업자지만 국내외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배터리 제조 기술이 성숙하면서 단순히 주행거리와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것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는 내연기관차의 엔진을 대신하는 핵심부품이다. 전기차 원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만큼 고가이기도 하다. 배터리 관리가 전기차의 수명과 안정적인 성능 유지를 결정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배터리 시장의 다음 경쟁 요소 중 하나로 BaaS가 주목받을 수 있는 이유다.

또한 아직 자체 배터리 제조 기술을 갖지 못한 대부분의 완성차 제조사와, 얼리어답터에 속하는 현재 전기차 운전자들도 배터리 제조사가 직접 제공하는 플랫폼이 있다면 사용자 경험을 제고하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확산과 더불어 배터리 손상에서 비롯된 전기차 화재 소식도 늘어가고 있는 최근 분위기를 고려할 때 상시진단과 점검은 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제품 개선 측면에서도 BaaS 운영은 제조사에게 이득이다. 비라이프케어는 OBD를 통해 ▲배터리 성능 상태 ▲배터리 충·방전 상태 ▲배터리 총 동작 시간 등 다양한 배터리 소비 통계를 수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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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는 이를 통해 진단 서비스를 이용하며, 제조사도 비라이프케어 사용자들로부터 수집하는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업데이트하고 배터리 제조기술 개선에도 활용할 수 있다. 웹상의 다양한 플랫폼들이 사용자의 이용 기록을 토대로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것과 같다. 결과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도 비라이프케어 생태계 확대를 통해 사용자경험 및 배터리 사업 경쟁력 제고, 제품 개선 측면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향후 BaaS 시장이 더 성숙하면 비라이프케어가 부가 매출원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아직은 사업 초기라 이용료를 받지 않지만 사업 측면에선 장기적으로 유료화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CIC(사내독립기업)을 비롯해 다방면의 사업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BSS(Battery Swapping Station·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사업을 추진하는 ‘쿠루’와 EA(Energy Aggregation·에너지 전력망 통합관리) 사업 중심의 ‘에이블’ 등 배터리 생태계 사업을 영위하는 CIC 2개를 출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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