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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한쪽 망가지면 서로를 공격한다…얄궂은 운명공동체 '심·콩'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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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콩팥 동시 관리 중요성





혈액순환 기능에 상호보완적 역할

콩팥 기능 저하 땐 심혈관 질환 불러

소변서 미세 단백뇨 검출 여부 확인

심장과 신장(콩팥)은 운명 공동체다. 온몸으로 혈액을 뿜어주는 심장과 체내 노폐물을 걸러주는 콩팥은 하는 일은 다르지만 혈액순환이라는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심장에 병이 생기면 콩팥이 위태롭고, 콩팥이 아프면 심장이 위험해진다. 한번 나빠진 심장과 콩팥의 기능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돼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혈역학적으로 하나인 심장·콩팥 건강의 상관관계를 짚어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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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과 콩팥은 혈관으로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 둘은 혈압·전해질·체액량 등을 함께 조절하면서 전신 혈액순환을 유지한다. 심장·콩팥의 상호 관계는 양방향성이 특징이다.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전준석 교수는 “둘 중 하나라도 건강상 문제가 생기면 온몸의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장·콩팥에 모두 부담을 준다”고 경고했다. 바로 심신증후군(CRS)이다. 심장은 콩팥을, 콩팥은 심장을 공격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악화하는 식이다. 심장의 펌프 기능이 한계 상태까지 나빠진 심부전 환자의 70%는 콩팥의 여과 기능 저하를 동반한다. 투석 치료를 받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50%는 심부전·급성 심근경색 같은 심장 문제로 사망한다. 의료계에서 심장·콩팥의 상호작용에 주목한 배경이다.



심장 펌프 기능 약하면 투석 위험 4배



고혈압·당뇨병 등을 앓고 있다면 소변·혈액 검사로 콩팥의 사구체 여과율을 꼭 살펴야 한다. 콩팥은 한번 망가지면 치료가 까다롭고 회복이 어렵다. 투석이 필요한 상태로 이행하지 않으려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림대병원 신장내과 김성균(대한신장학회 총무이사) 교수는 “3개월 이상 콩팥의 사구체에서 1분당 혈액을 거르는 양이 60mL 미만이라면 콩팥 기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약 용량·개수를 늘려도 혈압·혈당이 치솟으면서 잘 조절되지 않거나, 부종으로 몸이 잘 붓거나, 소변량이 줄었다면 콩팥의 여과 기능이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다. 고혈압·당뇨병 같은 선행 질환으로 심장과 연결된 관상동맥 혈관이 좁아지면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고 정맥 혈관에 혈액이 정체되는 전신적 울혈 현상으로 콩팥까지 손상된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세중·서울대병원 한승석 교수팀은 심장의 펌프 기능 상태에 따라 네 그룹으로 구분한 다음 콩팥의 손상 위험도를 살폈다. 그 결과, 심장이 수축·이완하는 펌프 기능이 가장 약한 그룹은 가장 우수한 그룹에 비해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콩팥병 발생 위험이 4.13배나 높았다.

만성 콩팥병으로 치료 중인 사람은 심장이 보내는 이상 징후를 민감하게 살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오병천 교수는 “콩팥의 여과 기능 저하는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콩팥 손상으로 동반된 전신적 염증 반응, 체액 과다, 산화 스트레스, 요독증 등 다양한 요인으로 심장 기능이 떨어진다. 콩팥이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는 속도가 느려지면 여과할 수 있는 혈액의 양이 줄면서 염분·수분 등 노폐물을 내보내지 못한다. 이는 심장에 치명적이다. 불필요한 체액을 몸속에 쌓아두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만성 콩팥병이 진행하면서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심장 질환 유병률이 증가했다. 만성 콩팥병 1기일 때는 협심증·심근경색 등 관상동맥 질환 유병률이 0.8%였지면, 4기로 진행하면 9.8%로 10배 이상 치솟는다.



증상 없어도 나머지 장기 기능 살펴야



심장과 콩팥 건강을 동시에 챙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로 통합적 질병 모니터링이다. 심장이든, 콩팥이든 한 곳이 아프면 나머지 부위도 탈이 날 가능성이 크다.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나머지 장기의 기능을 살피는 검사가 필요하다. 고혈압·당뇨병·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다면 매년 혈액·소변 검사로 콩팥 사구체 여과율은 어느 정도인지, 소변에서 미세 단백뇨 등이 검출되지 않는지 등을 확인한다. 만성 콩팥병일 때도 심장 초음파검사로 심장 상태를 살핀다.

둘째로 심혈관 질환 관리다. 심장과 콩팥 중에서 어느 부위에 먼저 문제가 생기는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다만 일반적으로 심혈관에 이상이 생기고 일정 시점이 지나면서 콩팥 기능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의영 교수는 “이론적으로 만성 콩팥병의 가장 큰 원인은 심장의 펌프 기능 약화로 인한 혈류 장애”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혈압·혈당 조절에 철저하면 콩팥에도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운동이다. 하루 30분 정도 걷는 유산소 운동을 매일 실천하면 심장·혈관을 이루는 혈관이 강화된다. 다리 부종, 호흡곤란 같이 심장·콩팥 기능이 약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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