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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역대 최대’ 임대수익률에도 오피스텔 인기는 급감… “마피에도 안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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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등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반등 거래’가 나오고 있는 것과 달리 오피스텔 시장에는 찬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임대수익률은 역대 최대를 찍고 있지만, 청약률이 크게 떨어지고 분양 물량도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마이너스피(마피)가 붙은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조선비즈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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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부동산원 따르면 지난 4월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92%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7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후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해 5월부터 매월 소폭씩 꾸준히 상승해왔다. KB부동산 통계로 보면 이미 지난 5월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를 기록했다. 5%대는 2019년 8월 이후 처음 나온 수치다.

임대수익률은 현 시점에서 오피스텔 매입 후 임대 시 기대되는 수익률을 의미한다. 오피스텔의 매매가격·보증금·월세를 바탕으로 실투자금액(분모) 대비 연수익(분자)으로 계산해 산정한다. 이 같은 계산법 때문에 임대수익률 자체는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월세나 보증금이 오르지 않더라도 분모인 매매가격이 떨어지면 수익률은 오르기 때문에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매월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2022년 8월 2억1707만원에서 지난 4월 2억1157만원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마피에 ‘무피(프리미엄 없는)’ 매물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아스티논현은 무피 매물들이 시장에 나와있고, 영등포구 신도림동 힐스테이트신도림역센트럴 역시 마피와 무피 매물이 주를 이룬다. 최근 서초구 반포동 엘루크반포 오피스텔에서는 계약금(분양가의 10%)을 포기한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오피스텔 시장이 이처럼 고꾸라진 이유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당초에는 월세 수익률보다 금리가 더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에서는 ‘역마진’을 우려했다. 오피스텔은 다주택자 취득세 규제도 없고 분양권 거래도 가능했기 때문에, 한 때는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가 있었지만 고금리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오피스텔은 상업용 시설로 간주돼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비주택이기 때문에 대출 금리도 더 높아진 탓이다.

결과적으로 공급물량과 청약 경쟁률 모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5월(지난달 18일 기준)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2277가구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20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청약 경쟁률도 2022년 13.8대1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평균 4대1로 급감했다. 관련 정보가 공개된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대수익률 상승 부분은 의미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매매가격이 낮아져 임대수익률이 올라간 것은 맞지만, 월세 선호 현상과 정부의 오피스텔 주택 수 산정 규제완화 가능성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원룸까지 주택 수에 산정해 취득세 계산에 포함시키는 것이 오피스텔 인기 하락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 오피스텔은 해당되지 않으면서 주택주 산정에 넣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오피스텔도 지금은 가격이 낮아지고 있지만 이런 규제가 풀리고 아파트 수요가 살아난다면 끝없는 추락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오은선 기자(on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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