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건설 폐업 신고, 분기 기준 5년래 최다
중소건설사들이 최근 공급한 아파트 단지들에서 저조한 청약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더팩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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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분양시장 양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 건설사의 신음이 커지고 있다.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청약 수요자들은 비슷한 가격이라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5~7일 청약한 경기 부천 '부천역 청담더마크'는 72가구 모집에 62명이 신청해 미달됐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약 4억7000만~5억6000만 원 수준이다. 사람인에 따르면 시공을 맡은 씨디종합건설은 지난 2021년 기준 매출액 약 33억 원, 영업이익 7000만 원 수준인 소규모 건설사다.
같은 기간 제주도 서귀포시에 공급된 '서귀포 휴안1차 아파트'는 78가구 모집에 단 3가구만이 지원했다. 전 가구 전용면적 72㎡ 구성으로, 분양가는 최고 4억6750만 원이다. 단지는 2020년 기준 매출액 67억5000만 원, 영업이익 5억3000만 원을 나타낸 도현종합건설이 시공했다.
이외에 남명건설이 제주시에 짓는 '제주 플래티움 61'도 청약 58가구 모집에 13명이 지원했고, 홍성건설이 대구 달성군에 건설한 '대실역 블루핀34'는 34가구 모집에 10가구만 청약해 모두 미달됐다. 이들 단지의 분양가는 각각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7억6260만 원, 4억8500만 원이다.
반면 양호한 청약 실적을 나타낸 단지들은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아파트가 차지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1순위 경쟁률이 가장 높은 상위 5개 단지는 모두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가 적용됐다. 1순위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충북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은 대우건설이 시공했다. 이어 GS건설이 시공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와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롯데건설이 시공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 2블록과 1블록이 4위, 5위였다.
청약 수요자들의 브랜드 아파트 선호 현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분양 단지들의 매력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의 한 분양 단지에 40% 할인분양 광고가 붙어있다. /임영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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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고금리 상황과 부동산시장 전망이 완전히 되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양호한 실적을 나타낸 단지는 유리한 입지와 함께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를 갖춘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의 경우 시공품질이 높을뿐 아니라 브랜드가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준다는 수요자들의 인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사업성 악화의 영향으로 건설사의 폐업은 늘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을 보면 올해 1분기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등록된 건설업 폐업 신고는 총 939건이다. 이는 분기 기준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수치다.
반대로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건설사는 줄고 있다. 종합건설사의 신규 등록은 지난해 1분기 3872건에서 올해 1분기 333건으로 급감했다. 전문건설사의 신규 등록은 지난해 1분기 1377건에서 올해 1304건으로 줄었다.
소규모 건설업체 역시 시공원가 상승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분양가를 낮추기는 어렵지만, 청약 수요자들은 비슷한 가격이라면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연 매출 100억 원 수준의 한 소형 건설사 대표는 "대기업 못지 않게 수급불안을 크게 겪었다"며 "분양에 실패한 단지들이 나오면 쉽게 도산될 수 있어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는 청약 한파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 가급적 분양 일정을 시작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으면 오히려 더디게 물량이 소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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