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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논현로] 첫걸음 뗀 인·태 지역 경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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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공급망 관련한 최초의 국제협정

국가간 협력 안정적으로 유지해

위기발생시 빠른 공동대처 가능

미국을 포함해 한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총 14개 국가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공급망 협상이 5월 28일 미국에서 타결됐다. IPEF는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하자 미국 주도로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했다.

IPEF는 미국이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후 세계 최대 경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와 안보에 다시 관여하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번에 타결된 공급망 협정은 IPEF의 네 개 협정 중 하나이며, 공급망과 관련한 최초의 국제협정이다. IPEF는 전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고, 전 세계 무역의 28%를 담당하는 다자간 경제공동체다.

이 협정의 목표는 공급망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공급망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하는 것이다.

또한 협력 활동과 개별 조치를 통해 공급망의 탄력성, 지속 가능성, 투명성, 다양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합의는 공급망의 물류 및 연결성을 개선하고, 경제 및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지원함으로써 공급망 혼란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공급망 협정의 핵심적인 방향은 회원국들의 역할과 책임에서 찾을 수 있다. 주요 내용에는 공급망 위기 극복을 위한 회원국의 공조, 공급망 다변화·안정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 공급망과 관련된 노동환경 개선이 포함됐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회원국 간의 공급망 협력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IPEF 공급망 협의위원회, IPEF 공급망 위기대응 네트워크, 그리고 IPEF 노동권 자문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합의한 대목이다.

먼저 14개 국가의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공급망 협의위원회는 IPEF 파트너들이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 광물, 반도체, 신에너지 기술과 자원과 같은 핵심 산업 및 상품에 대한 부문별 행동 계획과 협력 메커니즘을 마련한다. 여기에는 공급원의 다양화, 인프라 및 인력 개발, 물류 연결성 강화, 공동 연구개발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위원회는 각국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취약점과 왜곡 요인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한다.

공급망 위기대응 네트워크는 특정 분야 또는 품목에서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 네트워크를 가동해 당사국 간 정보 공유 및 협업을 촉진한다. 이러한 긴급 대화 채널을 통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그리고 대체 공급처 파악, 대체 운송경로 발굴, 신속 통관 등 가능한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노동권 자문위원회는 회원국의 공급망 안정화에 필수적인 숙련 노동자의 육성 지원뿐만 아니라 국제노동기구(ILO) 및 국내법에 근거한 노동환경 개선 문제에 대해 협의한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회원국은 노사정이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장 등 현장의 노사 관련 상황에 대한 점검체계를 운영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IPEF 파트너들의 공급망 내 노동권 증진, 지속 가능한 무역과 투자 촉진, 노동권을 존중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 확대를 지원한다.

이번 공급망 협정을 통해 IPEF 국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위험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발전시키고, 핵심 산업 및 상품에 대한 증거와 데이터 기반 선별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회원국은 다른 파트너들과 협력해 중요 부문의 공급망 취약성을 식별, 모니터링, 관리하기 위한 공동의 정책 대응을 추진한다. IPEF 공급망 모니터링 심포지엄은 이 작업을 진전시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가 될 것이다. 한편 앞으로 몇 달 동안 회원국들은 공급망 협정에 서명, 비준, 이행하기 위한 절차에도 돌입한다.

IPEF 공급망 협정의 타결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또 하나의 구체적인 발걸음을 의미한다. 이제 IPEF 회원국들은 협정문의 최종본을 준비하기 위해 국내 협의와 법률적 검토를 진행한다. 협정문 전문은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친 후 회원국들이 합의하는 시점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공급망 협상의 조기 타결은 남은 3개 협정인 무역, 청정경제, 공정경제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원국들은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맞춰서 남은 3개 협정을 포함한 IPEF 협정의 완료를 기대하고 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 연구위원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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