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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강원도 628년만에 행정구역 명칭 변경’···무엇이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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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3일 강릉시 올림픽파크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하는 드론쇼가 펼쳐지고 있다. 강릉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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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 강원도의 행정구역 명칭이 바뀌는 것은 628년 만이다. 제주·세종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 특별자치시·도로 자리매김하게 된 강원도는 향후 1년 이내에 정부로부터 각종 권한을 이양받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5일 환경·산림 등 일부 분야에 대한 규제 해소와 권한 이양 내용이 담긴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생긴 변화다. 새로운 행정구역 명칭과 지위를 부여받게 된 강원도는 특별법에 따른 조례 개정과 행정 전산망 데이터 변환 작업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경·농지·산림·국방 분야 규제 해소와 권한 일부 이양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제정된 강원특별자치도법은 자치권을 인정한다는 선언적 내용 등이 담긴 23개 조문으로 이뤄져 있었다. ‘알맹이 없는 맹탕’이란 평을 받았던 이 법은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 법률안이 통과되면서 농지·산림·환경 분야에 대한 규제 해소와 특례, 자치분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84개 조문으로 늘어났다.

환경·농지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국가·공기업을 제외한 시·군이나 민간사업자가 시행하는 사업에 한해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자연경관영향협의, 기후변화영향평가, 건강영향평가의 협의 권한을 이양받게 됐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 사업에 앞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지와 계획을 분석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권한은 이양받지 못했다.

또 도지사가 ‘농촌활력촉진지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촉진지구 내 농업진흥지역(옛 절대농지)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도 이양받게 됐다. 단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해제할 수 있는 면적의 총량을 4000만㎡ 이내로 설정해 놨다.

환경영향평가와 농업진흥지역 특례의 존속기한은 3년으로 향후 성과를 평가해 존속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도지사가 산림청장 등 관계 행정기관과 협의 후 직접 ‘산림이용진흥지구’를 지정할 수 있고, 진흥지구 내에 쉼터와 전망시설, 수목원, 야영장, 레포츠 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접경 지역 군부대가 지자체 ‘먹거리통합지원센터’와 수의계약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도지사가 직접 군사보호 구역 조정에 대해 관할 부대장에게 건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접경 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조문도 마련됐다.

하지만 강원도 내 정치권에서 추진해 왔던 ‘한강수계 수질오염총량제 적용 특례’와 ‘글로벌 교육도시 지정’, ‘도의회 의원 정수 및 지역 선거구 특례’를 비롯해 공무원 정원 기준 확충 등을 담은 ‘자치 조직권에 관한 특례’ 등은 이번에 개정된 법에 반영되지 못했다. (사)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2차 특별법 개정 당시 발의된 법안의 137개 조문 가운데 61%인 84개 정도만 반영됐다”며 “환경·농업 분야 등에서 한시적 권한 이양을 제외하고는 미미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강원도는 지역 정치권은 물론 18개 시·군, 강원도교육청 등과 협의해 신규 특례를 발굴해 ‘강원특별자치도법’의 3차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별자치도 첫 단추 끼우기 위한 준비 분주, 다양한 기념행사도 마련

2차 개정된 강원특별자치도법은 오는 2024년 6월 8일부터 시행된다. 정부와 강원도는 향후 1년간 시행령과 시행규칙, 조례 등을 만들게 된다.

강원도는 오는 9일 오후 6시부터 11일까지 행정구역 명칭을 강원특별자치도로 변경하기 위한 행정전산망 데이터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2400여 개에 달하는 청사 간판과 안내 표지판 등도 교체하기로 했다.

오는 6월 12일부터 발급되는 민원서류에서는 ‘강원특별자치도’란 행정구역 명칭이 사용된다. 강원특별자치도로 바뀌어도 기존의 주민등록증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의 주(State)처럼 강력한 분권을 실행하자는 의지를 담아 강원특별자치도의 영문 표기도 ‘Gangwon State’로 쓰기로 했다. 기존에는 ‘Gangwon Province’로 표기해 왔다.

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축하 행사와 할인 이벤트도 이어진다. 강원도는 9일 오전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을 개최한다. 기념식에는 여·야 지도부가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속초 청초호 해상에서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 해상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원주시는 6월 한 달 동안 소금산 그랜드밸리 이용요금을 50% 할인해주기로 했다. 정선의 하이원리조트는 11일부터 2주 동안 하이원 객실을 최대 87% 할인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강원도 관계자는 “특별자치도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각 분야별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 18개 시·군을 순회하며 강원특별자치도법에 대한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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