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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내 핵융합 발전 실현 ‘가속 페달’…실증로 설계 본격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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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2035년 실증로 설계”

‘태양의 힘’ 만들어 전력생산 목표

핵융합 에너지량, 핵분열의 ‘7배’

경향신문

대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 소재한 핵융합 실험시설 ‘KSTAR(케이스타)’ 모습. 지름 9.4m, 높이 9.6m에 이르는 KSTAR는 1억도의 초고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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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서 빛과 열이 나오는 원리인 ‘핵융합’을 지구에서 구현해 전기를 생산하려는 준비에 정부가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핵융합은 산출되는 에너지가 막대한 데다 연료도 쉽게 구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정부는 핵융합 전력생산을 위한 실증로 설계를 2035년에 완료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핵융합으로 전력을 생산할 실증로의 설계 준비팀을 이날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진행되는 ‘제4차 핵융합에너지개발 진흥 기본계획’에 따른 것으로,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과 실증로 설계가 병행 추진된다. 실증로는 전력을 상업 생산할 본격적인 핵융합로를 만들기 이전에 실전에 가까운 시험을 하려고 구축하는 시설이다.

핵융합은 현재 인류가 원자력발전소를 돌리는 힘으로 사용하는 핵분열과는 다르다. 핵분열은 무거운 원자핵이 둘 이상의 가벼운 원자핵으로 쪼개지는 일이다. 하지만 핵융합은 반대로 가벼운 두 개의 원자핵이 합쳐져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핵융합을 하는 가벼운 원자핵은 대개 수소에서 나온다. 태양의 빛과 열이 핵융합을 통해 생성된다.

핵융합에서 터져 나오는 에너지양은 핵분열보다 약 7배 많다. 독한 방사능을 내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나오지 않는다. 연료도 바닷물에 들어 있는 ‘중수소’를 분해해 이용할 수 있어서 사실상 무한하다.

문제는 핵융합을 지구에서 구현하려면 1억도의 초고온을 일정 시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초고온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국내 핵심 장비 중 하나가 바로 2008년부터 대전에서 운영 중인 ‘KSTAR(케이스타)’이다. 일종의 고성능 보온병이다. KSTAR는 2021년에 1억도를 30초간 유지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과학계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이번에 추진하는 핵융합 실증로는 KSTAR에서 나온 성과를 전력 생산으로 연결짓는 과정이다. 기술적으로 핵융합 에너지가 정말 상시적으로 쓰일 만한 것인지, 경제적으로도 타당성이 있는지 등을 검증한다.

실증로의 최대 전기출력은 500㎿(메가와트) 이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상용 원전의 절반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안전성도 같이 확인한다.

실증로 설계는 총 3단계로 이뤄진다. 2026년까지 1단계 예비 개념 설계를, 2030년까지는 2단계 개념 설계를 완료한다. 2035년까지는 3단계 공학설계 완료와 인·허가 추진을 목표로 한다. 2035년이면 실증로를 짓기 위한 직전 수준까지 준비를 마치는 셈이다.

이 속도대로라면 대략 2050년에는 핵융합을 이용한 상업적인 전력생산도 가능해진다. 과기정통부는 실증로 설계 준비팀에 20여개 국내 핵융합 관련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세계적으로 핵융합 실증 시기를 앞당기려는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실증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장기 연구개발 로드맵을 연내에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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