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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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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무대로 끈적하게 관객 마음 훔치는 뮤지컬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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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감각적인 재즈 선율에 화려한 춤·노래 볼거리

통렬한 사회 풍자 요소도 돋보여

뉴스1

뮤지컬 '시카고' 내한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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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올 댓 재즈'(All that jazz). 귀에 익숙한 선율이 흐르자,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옷차림의 배우들이 강렬한 조명 아래서 관능적인 춤사위를 펼친다.

뮤지컬 '시카고'가 25주년 기념 오리지널 무대로 한국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한 이 작품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1만회 이상 공연하며 가장 롱런하는 미국 뮤지컬이다. 토니상, 올리비에상 등 세계 최고 권위 시상식에서 55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보드빌(희극에 노래와 춤이 더해진 통속적인 쇼) 극장을 재현한 단출한 무대는 작품의 상징이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가 유명 가수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거울 수도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작품 곳곳에 풍자와 위트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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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내한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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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 후 살인을 저지른 벨마는 이 교도소의 스타다. 한때 잘나가던 보드빌 가수였던 벨마는 다시 전국 투어에 오를 날만 기다린다. 하지만 더 어리고, 기구한 사연의 코러스 걸 록시가 승률 높은 속물 변호사 '빌리 플린'과 손발을 맞추면서 상황은 변하게 된다.

작품은 이 과정에서 선정적인 사건에만 주목하는 언론과 사법제도의 모순, 황금 만능주의 등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시카고가 계속 무대에 오르는 배경이다.

록시 역의 케이티 프리덴의 다채로운 표정과 요염한 움직임이 돋보인다. 특히 빌리가 록시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며 언론을 상대할 때 흐르는 넘버 '위 보스 리치드 포 더 건'(We both reached for the gun)에서 선보이는 익살스러운 연기는 관객 마음을 빼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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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내한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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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전설적 안무가 밥 파시가 빚어낸 관능적인 안무도 볼거리다. 꾸부정한 자세로 어깨와 엉덩이를 비스듬히 돌리거나 흔드는 동작에 함께 어깨를 흔들고 싶어진다.

14인조의 밴드가 들려주는 감각적인 재즈 선율도 작품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튜바, 트럼펫, 피아노, 퍼커션 등으로 구성된 14인조 밴드는 무대 중앙 계단식 구조의 세트를 지키며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지휘자가 익살맞게 배우들과 대사를 주고받고, 작품 막바지 과장된 몸짓으로 연주를 이끄는 장면 등은 웃음 포인트다.

대극장 뮤지컬에서 흔히 볼법한 거대한 무대장치나 화려한 소품도 없지만 '시카고'는 끈적하게 관객 마음을 훔친다. 공연은 8월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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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내한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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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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