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도 소송 제기, 총 13건의 증권법 위반 주장…
코인베이스, 'SEC 다음 표적' 우려에 주가 9% 급락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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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향한 미국 당국의 규제 칼날이 한층 날카로워졌다. 암호화폐 전체 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또 한 번의 위기에 직면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미국 금융당국과 가상자산 업계는 암호화폐의 법적 정체성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당국은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취급하며 연방정부의 증권법을 잣대로 업계를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 업계는 암호화폐와 증권은 다르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규정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는 바이낸스와 자오 CEO가 바이낸스 미국 거래소에서 암호화폐 거래량을 부풀리는 등 13건의 증권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며 총 136장에 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SEC는 바이낸스가 고객 자금을 불법적으로 자오 CEO가 소유한 거래업체 '시그마체인'에 보내 바이낸스 내 암호화폐 거래량을 실제보다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또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자금을 자오 CEO가 소유한 또 다른 업체 '메릿피크'에 보냈다는 사실도 숨겼다고 봤다.
바이낸스는 미국 고객의 해외 플랫폼 이용을 불법적으로 허용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SEC는 바이낸스가 자오 CEO의 지시에 따라 2018년 초부터 당국의 규제를 피해 미국 주요 고객들의 해외 플랫폼 사용을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낸스코인(BNB)과 바이낸스USD(BUSD) 등의 암호화폐를 판매하면서도 투자자 보호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고소장에 포함됐다. SEC는 해당 암호화폐를 모두 증권 자산으로 간주하고, 바이낸스 측이 미등록 증권 거래에 불법적으로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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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는 고소장에서 "이 사건은 바이낸스가 연방 증권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데에 따른 것"이라며 "바이낸스는 고객 자산을 상당한 위험에 빠뜨리면서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얻었다"고 바이낸스를 맹비난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성명과 트위터를 통해 "13건의 혐의를 통해 우리는 자오 CEO와 바이낸스가 광범위한 사기, 계획적인 법망 회피 등에 관여했다고 봤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SEC가 지적한 혐의에 대한 반박 성명과 함께 SEC를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바이낸스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SEC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규제기관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면서 SEC의 소송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증권'이라고 일방적으로 분류"한 것을 비판하며 SEC의 이번 조치가 금융혁신 관련 미국의 글로벌 허브 역할을 약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대한 소송 제기를 발표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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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바이낸스에 대한 미국 당국의 소송 제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짚으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가 더 강화돼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출렁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앞서 바이낸스와 자오 CEO는 지난 3월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파생상품 등 관련 규정 위반으로 제소됐다. 미 국세청(IRS)은 바이낸스의 자금세탁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날 소식은 시장을 흔들고 있다. 비트코인은 5일 2만6000달러(약 3398만원) 선이 깨지며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한국시간 기준 6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 대비 4.9% 하락한 2만5759.85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코인베이스 주가는 9.05% 급락했다. 코인베이스가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분류하는 SEC의 다음 표적이 될 거란 우려가 시장에 퍼진 여파다.
SEC는 지난해 7월 암호화폐의 법적 정체성을 규정해달라는 코인베이스의 청원에 답변하지 않은 채 연방정부의 증권법에 따라 거래소 등 암호화폐 업계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와 대출 플랫폼 제니시스 글로벌 캐피탈은 '미등록 증권'을 판매해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SEC로부터 고소당했다. 지난 2월 기소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도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마켓인사이더는 "SEC의 주요 초점은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본다는 것이다. 코인베이스도 (바이낸스처럼) 스테이블코인 등을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고 거래하고 있다"며 코인베이스도 SEC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SEC는 지난 3월 코인베이스에 증권법 위반 혐의 관련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보낸 바 있다. 웰스 노티스는 SEC가 민사소송 대상이 될 기업에 소송에 앞서 해명할 기회를 주는 사전 통지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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