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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시멘트 가격인상 확산...발끈한 건설 '레미콘 비켜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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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양=뉴스1) 구윤성 기자 = 5일 오후 경기도 안양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이 콘크리트 혼합물을 나르고 있다.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지난 2일 레미콘 업계 등에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쌍용C&E에 이어 성신양회가 시멘트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시멘트 업계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레미콘 업계와 건설 업계는 유연탄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2023.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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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시멘트 가격인상이 본격화된다. 쌍용C&E에 이어 성신양회까지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하자 나머지 대형 시멘트사 5곳의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건설업계는 요금인상 명분이 약하다는 이유로 시멘트사와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간 유통과정에 있는 레미콘업계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6일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레미콘 제조사에 통보한 곳은 쌍용C&E와 성신양회 2곳이다. 쌍용C&E가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톤당 14.1% 올린 11만9600원으로, 성신양회가 14.3% 인상된 12만원으로 책정했다. 시멘트산업은 생산 기술이나 원가 구조가 비슷하다. 때문에 한일, 현대, 아세아, 한라, 삼표 등 나머지 시멘트사의 가격 인상도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지금까지 시멘트 가격은 한 곳이 인상하면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뒤따르는 행태를 보여왔다.

시멘트 가격인상은 이번을 포함하면 최근 2년간 4번째다. 7만5000원이던 톤당 가격은 2021년 7월과 지난해 2월, 지난해 11월 연이어 인상하면서 10만5000원까지 올랐다. 이번 인상으로 12만원에 수렴하면 2년간 4만5000원이 오른다.

시멘트 업계가 내놓은 인상 이유는 전기료다. 제조원가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전기료가 지난 1월부터 평균 9.5% 올랐고, 2분기 5.3% 추가 인상된 영향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제조원가의 35%를 차지하는 유연탄의 가격이 급등했을 때 가격인상 명분을 들었던 점을 지적한다. 지난해 톤당 400달러를 웃돌던 유연탄 가격은 현재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있어 오히려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시멘트사들은 그동안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을 때 충분히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했고 시점도 늦어진데다 환율 급등으로 손실이 커졌다고 반박한다. 실제 시멘트사 대부분의 1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다. 가격인상을 선언한 쌍용C&E와 성신양회는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를 면한 나머지 기업들도 레미콘 등 기타 사업의 실적 상쇄 효과가 컸다는 설명이다.

건설업계는 대형사 자재구매 담당 협의체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를 통해 레미콘가 아닌 시멘트사와 직접 협상에 나설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건설산업의 시멘트 공급구조는 '시멘트-레미콘-건설-소비자'로 이어지는데 레미콘을 배제한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상대적으로 중소형사가 많은 레미콘업계의 협상력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심지어 국토교통부가 중재에 나선다 하더라도 레미콘업계를 배제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 레미콘 기업 관계자는 "소형사 위주로 구성된 레미콘 단체의 바잉파워가 낮아 가격협상력이 떨어진다는게 건설업계의 판단"이라며 "시멘트사가 건설업계에만 유리하고 레미콘엔 불리한 가격을 설정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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