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증평향토문화연구회, 옛 고갯길 율리 '분저재 옛길' 재조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 종교 의미 담은 비나리길→전설 깃든 분저재 옛길 개명 여론

1918년 5만분의 1 지형도에 삼거리~분치 고갯길 등외도로 표기

뉴시스

[증평=뉴시스] 강신욱 기자 = 조선총독부 육지측량부가 1918년에 발행한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지금 충북 증평군 증평읍 율리 삼기저수지(삼거리·①)에서 좌구정(분치·②)까지 등외도로(네모 안)가 표기돼 있다. (사진=국사편찬위원회 제공 지도 캡처). 2023.06.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증평=뉴시스] 강신욱 기자 = 다독가(多讀家) 백곡(栢谷) 김득신(金得臣·1604~1684)의 부친인 조선 중기 문신 남봉(南峰) 김치(金緻·1577~1625) 관련 전설이 있는 분젓치(분저재·분티재) 옛길이 재조명되고 있다.

5일 충북 증평향토문화연구회에 따르면 전날 회원들이 증평읍 율리 옛 고갯길을 현장 답사했다.

이곳은 증평군이 10여 년 전 불교·천주교·기독교 3개 종교 의미를 담아 소원과 행복을 비는 1008 목계단을 조성하고 '비나리길'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 비나리길은 좌구정에서 삼기저수지(등잔길)까지 0.9㎞ 거리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증평에서 미원으로 넘어가던 이 고갯길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려 분저재 옛길 등으로 명칭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저재 지명은 여러 문헌에 나온다.

해동지도(1750년대 초)에 '분령(粉嶺)', 대동여지도(1861년)에 '분치(粉峙)', '대동지지(1860년대)에 '분현(粉峴)' 등으로 기록돼 있다.

한글학회가 1970년 펴낸 '한국지명총람'에는 '(율리) 삼거리 남쪽에서 청원군(현 청주시) 미원으로 가는 고개'라고 분저재를 설명한다.

주민들이 명칭 변경을 바라는 분저재 옛길은 일제가 제작한 옛 지도에 분명하게 나타난다.

조선총독부 육지측량부가 1918년에 발행한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지금 삼기저수지(삼거리)에서 좌구정(분치)까지 도로가 표기돼 있다.

뉴시스

[증평=뉴시스] 강신욱 기자 = 증평향토문화연구회 회원들이 분저재 옛길을 답사하고 있다. 2023.06.05. ksw64@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시 이 길은 1~3등 도로(현 국도·지방도)가 아닌, 군수가 관리하는 등외도로였다.

지적·임야도에도 이 길은 가는 실선으로 표시돼 있다.

비나리길로 이름 붙여진 분저재 옛길도 또렷하게 남아 있다.

이 분저재 옛길은 남봉 김치와 관련한 전설이 있다.

김치는 경상도관찰사(종2품)로 재직하다 별세했다. 이후 상여 행렬이 경상도에서 괴산으로 가면서 상여꾼들이 이곳에서 잠시 쉬는 동안 만장(輓章)이 바람에 날려 밤티마을에 내려앉았다. 지관이 이 자리가 명당이라는 말에 유족은 당시 청안현 율치(栗峙·밤티마을)에 묘를 썼다고 전한다.

증평향토문화연구회와 마을 주민들은 "조상들이 율리에서 미원으로 넘어 다니던 고갯길을 분저재 옛길로 고쳐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율리에서 미원으로 넘어가는 편도 1차로는 군도 1호선(종암~문방)이다. 2006년 준공했다.

율리~미원 간 도로는 율리교를 지나 2020년 한남금북정맥 분젓치 생태축으로 복원된 생태터널(증평·청주 경계)까지 1.7㎞ 구간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sw64@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