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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관광객들이 해변 망치는 수준 역겨웠다"…일일 관광객 수 제한하는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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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탈리아 시칠리아·사르데냐의 해변. 사르데냐(이탈리아)=AP뉴시스


깨끗한 해변과 푸른 바닷물로 유럽에서도 여름 휴양지로 인기를 누리는 이탈리아가 올해 일부 해변에서는 일일 관광객 수를 철저하게 제한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북부해안의 어촌 스틴티노 시장인 리타 림바니아 발레벨라는 "관광객들이 우리 해변을 망치는 수준은 충격적이고 역겨웠다"며 "해변 순찰과 여러 금지 조치를 통해 자연을 망치는 사람들을 단속할 것"이라고 전혔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이탈리아 당국이 인기 관광지인 시칠리아와 사르데냐의 일부 해변에서 올여름부터 더 강화된 일일 방문객 수 제한과 더불어 해변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실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르데냐주 동부에 위치한 바우네이는 아름다운 암벽과 해변으로 유명한 도시다. 바우네이 시장 스테파노 모니는 "더 이상 매일 수천 명의 관광객이 과거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우리는 이 지상낙원과 이곳의 연약한 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 한계를 설정해야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이번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모니 시장에 따르면 총 4개의 해변에서 관광객 수가 제한되고 특정 해변에서는 입장료가 추가된다.

가장 큰 해변인 칼라 마리올루는 일일 700명, 칼라 데이 가비아니와 칼라 비리알라는 300명, 도보나 보트로만 접근 가능한 칼라 골로리체는 일일 250명만 방문할 수 있다. 이 네 곳의 해변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최소 72시간 전에 하트오브사르데냐라는 앱을 통해 자리를 예약해야 한다. 칼라 골로리체의 경우 앱을 통해서나 혹은 입구 앞에서 6유로(약 8400원)의 입장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모니는 사르데냐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중 하나인 칼라 마리올루가 지난 몇 년간 하루 최대 2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이곳 생태계가 "대학살 수준"의 위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모니는 규제 강화를 위해 사르데냐주 당국에 전체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 간 간격을 추가적으로 설정하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북부 해안의 어촌 스틴티노 역시 최대 3만8000명이 방문했던 라 펠로사 해변 방문에 제한을 뒀다. 3.5유로(약 4900원)의 티켓을 구매한 하루 1500명만이 이 해안에 방문할 수 있다.

라 펠로사 해변에서는 흡연, 반려동물 동반, 비치 타월 사용이 금지된다. 발레벨라 시장은 "젖은 수건과 달리 매트에는 모래가 달라붙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비치 타월 때문에 너무 많은 모래를 잃어 앞으로는 섬유나 짚으로 만든 매트만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칠리아에서도 거북의 산란지로 유명한 코니글리 해변에 일일 관광객 수 제한과 선베드 금지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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