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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1980년 6월29일?’…교육부 학술정보원 e학습터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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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민주화선언 관련된 동영상서

일어난 해를 ‘1980년’이라고 설명

“KERIS, 더 철저하게 콘텐츠 살펴야”

경향신문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KERIS가 운영하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 ‘e학습터’에 탑재된 초등학교 고학년 사회‘ 위대한 국민의 승리, 6·29민주화 선언’ 동영상 강의. 6·29선언이 있었던 해를 1980년으로 설명한다. KERIS는 경향신문 취재사 시작되자 3년 만에 내용을 수정했다. e학습터 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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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6월29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를 통해 사회 공부를 하던 전남지역 한 초등학교 6학년 A군(12)은 고개를 갸웃했다. 6·29민주화선언과 관련한 동영상에서 6·29선언이 있었던 해를 ‘1980년’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A군은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배운 것과 달라서 당황스럽고 한동안 헷갈렸다”면서 “부모님께 여쭤본 다음에야 동영상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KERIS가 운영하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 ‘e학습터’에 탑재된 초등학교 고학년 사회과목 근·현대사 동영상 콘텐츠에서 오류가 확인됐다. 일부 동영상은 기초 사실에 대한 심각한 오류가 있었는데도 수년간 방치됐다.

‘위대한 국민의 승리, 6·29민주화선언’을 설명해주는 1분6초 길이의 동영상은 6·29선언이 있었던 해를 ‘1980년 6월29일’ 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민주항쟁이 섞인 설명에 학생들이 헷갈릴 수 있다.

‘선거 포스터 변천사로 보는 우리나라의 민주화’ 동영상에서는 제16대 대통령선거 포스터를 잘못 읽었다. 포스터 문구는 ‘국민 대축제-대통령선거!’ 이지만 이를 설명하는 음성은 ‘국민 대통령-대통령 선거’라고 나온다.

e학습터는 전국의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시청할 수 있는 사이트다. 탑재된 학습 동영상은 8000여개에 이른다. e학습터 활용 학생은 2022년 12월 기준 332만206명에 달한다.

e학습터 탑재되는 동영상은 최소 3단계에 걸쳐 확인을 거친다고 한다. 집필진이 자료를 작성하면서 검토하고 동영상 제작과정에서 2차로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제작이 완료된 이후에는 전국 현장 교사들이 또다시 해당 동영상 내용을 확인한다.

하지만 일부 동영상은 수년간 심각한 오류를 바로잡지 못했다. ‘위대한 국민의 승리, 6.29민주화선언’ 동영상의 경우 2020년 처음 e학습터에 올라왔다. KERIS는 지난주 경향신문이 취재에 나선 이후에야 내용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3년 만에 수정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e학습터의 콘텐츠는 학생들에게 ‘동영상 교과서’ 역할을 한다. 특히 학원 등 사교육을 받기 힘든 농어촌 지역 학생들의 많이 본다”면서 “KERIS가 좀 더 철저하게 콘텐츠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KERIS는 “저희가 오류를 놓쳤다. e학습터 근·현대사 부분을 다시 한번 조사해 보겠다”면서 “아이들에게 잘못된 지식이 전달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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