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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폐암 국산 신약, 실제 진료 현장서 좋은 치료 효과·안전성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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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선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중앙일보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임선민 교수는 “폐암은 난치성이지만 최근 치료제 개발·발전이 두드러져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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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폐암으로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36.8%에 불과하다. 암 환자의 평균 5년 생존율 71.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그렇다고 그저 두려운 암은 아니다. 새로운 치료제 적용이 활발해지면서 치료 효과가 향상되고 있다. 특히 2021년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등장이 진료 현장에 활기를 돋웠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임선민 교수에게 그 의의와 영향을 들었다.

Q : 폐암은 왜 이렇게 치명적인가.

A : “폐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이다. 흉부 X선 검사만으론 병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 와서야 컴퓨터단층촬영(CT)이 좀 더 빈번해지면서 발견율이 향상되고 있다. 특히 폐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호흡곤란, 통증이 나타났을 땐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와 예후가 좋은데 그렇지 못하니 생존율이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Q : 어떤 부류가 폐암 고위험군으로 꼽히나.

A : “대표적인 건 장기 흡연자다. 30년간 하루 1갑 또는 15년간 하루 2갑 등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사람은 매년 저선량 CT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이 밖에도 직업·환경적으로 라돈과 같은 성분이나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는 사람도 좀 더 관심을 갖고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Q : 국내에서 호발하는 폐암 유형이 있나.

A : “요즘 국내에서 흡연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서 폐암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개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유전자 변이가 원인이다. EGFR 유전자 변이는 가족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돌발적으로 생긴다. 아직 그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여성 환자의 절반 정도가 EGFR 유전자 변이로 인해 폐암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 밖에도 ALK·ROS1·KRAS 등 다양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폐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Q : 전이되거나 재발하는 사례도 많은가.

A : “폐암 환자의 3분의 1가량은 뇌에 암세포가 전이된다. 진단할 때부터 혹은 치료 중에 뇌로 전이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표적 유전자가 있는 사람에게서 뇌 전이가 좀 더 흔한데, EGFR 변이가 있는 환자의 경우 암세포가 뇌로 전이될 확률이 훨씬 더 높으므로 그에 적합한 치료가 요구된다.”

Q : EGFR 변이 양성 환자는 어떻게 치료하나.

A : “EGFR 변이를 타격하는 표적치료제가 있다. 1·2세대 치료제를 쓰다가 내성이 생기면 3세대 약을 사용한다. 다만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의 경우 임상 연구에서 1·2세대 대비 3세대 치료제의 효능이 훨씬 좋았던 것을 근거로 3세대부터 쓸 것을 권유한다. 3세대 치료제는 주로 표적치료 과정 중 T790M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며 내성이 생긴 경우 활용한다.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는 두 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국산 신약이다.”

Q : 국산 신약의 등장이 폐암 치료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나.

A : “그동안 한 가지 약밖에 없어서 답답한 상황이었는데 2021년 국내에서 개발한 약이 나왔다. 치료 옵션이 하나 더 늘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경험해 보니 기존의 치료제와 비교해 대등하게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 안전한 약으로 판단된다.”

Q : 최근 실제 임상 자료를 활용한 논문도 발표됐다.

A : “2021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국내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TKI 치료제 사용 후 내성이 생긴 T790M 양성 환자 103명 가운데 분석이 가능한 90명을 대상으로 렉라자의 유효성·안전성을 확인한 결과 질병 통제율 94.2%, 객관적 반응률 62.1%, 무진행 생존 기간이 13.9개월로 나타났다. 뇌 전이에도 효과가 좋았다. 평가 가능한 뇌 전이 환자군(33명)에서 두개강 내 질병 통제율, 객관적 반응률, 무진행 생존 기간이 각각 93.5%, 57.6%, 17.1개월이었다. 이는 국내 허가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 데이터와 유사한 수준이다. 해당 연구결과는 지난 4월 국제학술지 ‘Lung Cancer’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6월호 저널을 통해서도 공개된다. 실제 국내 처방 환경에서 이뤄진 이번 연구에서 허가 임상 데이터와 일관된 결과를 확인했으며, 환자들의 처방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 환자들에게 해줄 조언은.

A : “최근 치료제가 많이 발전했으므로 희망과 의지를 갖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 또한 임상시험에 참여해 오래 효과를 보는 환자들이 있다. 새로운 약에 대한 임상시험 참여 기회가 있다면 다소 번거롭더라도 도전해볼 만하다는 점 역시 기억했으면 좋겠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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