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부터 많이 먹었을까. 오래전부터 인간은 식량이 부족한 시기에 생존하기 위해 적절한 방법으로 진화해 왔다. 식량이 풍부한 경우에는 포식하다가도 부족한 시기가 오면 간헐적으로 결핍에 시달렸다. 인간의 몸과 유전자는 이따금 포식하고 그 밖의 시간에는 허기를 견뎌야 하는 환경에 맞춰 진화했다. 오늘날의 식생활은 인류가 처음 나타났던 태곳적 환경과 매우 다를 것이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현대인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비만은 과도한 음식 섭취 등으로 지방이 정상보다 더 많이 축적된 상태다. 질병관리청의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의 37%가 비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성인 10명 중 약 4명은 비만인 셈이다. 1998년만 해도 비만율은 26%였다. 특히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남자의 경우 두 명 중 한 명에 해당하는 46%가, 여성은 약 27%가 비만이다.
비만 인구가 많은데도 비만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암도 병기가 있듯이 비만도 등급이 정해져 있다. 통상 체질량지수 30㎏/㎡ 이상일 때를 고도비만으로 본다. 이를 기준으로 치료 방법과 경과도 달라진다. 체질량지수 30㎏/㎡인 경우에는 단순한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치료로 해결이 되지 않고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과 같은 대사 질환 유무에 따라 치료 방향을 달리 잡아야 한다.
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인 초고도비만이라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질병을 하나 이상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운동을 통해 살을 빼고 싶어도 걷기가 힘들고 심한 관절통으로 초기 처방을 못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처럼 고도비만일 때는 비만의 치료 방법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특정 암의 특정 병기에 표준치료(standard treatment)가 있듯 고도비만의 표준치료는 수술이다. 수술 전후 다양한 치료 방법을 같이 시행하는 게 필요하겠지만 표준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는 없다.
따라서 고도비만의 치료에 있어 수술은 마지막 선택 사항이 아닌 일차 치료 방법으로 정해 해나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도비만이라는 병에 대해 아는 게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질병이라고 규정했다. 많은 연구를 통해 비만이 고도비만으로 악화하고 이후 치료가 늦어지면 초고도비만까지 진행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암도 조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를 시행하면 100%의 생존율을 얻을 수 있듯 고도비만도 마찬가지다. 환자의 특성과 동반 질환에 맞는 치료를 초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시행하면 100%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알아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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