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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4개월째 물가 꺾여도 … 서민들 "체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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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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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은 한동안 둔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연말께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지난해 물가 상승에 따른 고통은 청년보다 고령층, 상류층보다 중산층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3.3%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0월(3.2%)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까지 올랐다가 점점 내려와 올해 1월에는 5.2%를 기록했다. 이어 4월부터는 3%대로 내려앉았다.

올 상반기 지속적으로 물가 상승폭이 둔화된 가장 큰 배경은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올해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는 의미다.

지난달에는 석유류 가격이 전반적인 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8% 내렸다. 이는 2020년 5월(-18.7%)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종류별로 보면 경유는 24%, 휘발유는 16.5%,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는 13.1% 하락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0.99%포인트였다. 석유류 가격이 물가 상승률을 1%포인트 가까이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뜻이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0.3% 내리면서 물가 상승률을 0.03%포인트 떨어뜨렸다.

반대로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23.2% 올랐다. 4월(23.7%)에 이어 두 달째 20%대 상승률이다. 외식 가격 역시 6.9% 상승했다. 집세는 1년 전과 비교하면 0.6% 상승했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0.1% 내렸다. 최근의 전셋값 하락세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상승률이 더디게 떨어지고 있다.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3% 올랐다. 전월(4.6%)보다 상승폭이 0.3%포인트 줄어들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4월 4%에서 5월 3.9%로 0.1%포인트 내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월세, 식품 물가 등이 꺾이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에너지 하락 등 물가의 하향 안정화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다음달부터 물가 상승률이 2%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가는 올 하반기 안정을 찾아갈 전망이지만 연말이 되면 물가 상승률이 다시 뛸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이후 다시 높아져 등락하다가 연말쯤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청년보다 노인에게,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게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계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로, 39세 이하(4.9%)와 40~49세(5.1%)보다 높게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물가 상승률도 5.2%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소득수준별로 나눠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의 물가 상승률은 5.1%로, 상위 20%(5%)보다 0.1%포인트 높았다. 가구원 수로 보면 1인 가구의 물가 상승률이 4.8%로, 2인 이상(5.1%)보다 낮았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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