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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5세대 이동통신

LGU+, 5G 속도 높여 통신품질 ‘업그레이드’… 견제구 필요한 SKT·KT, 추가 주파수 할당 놓고 ‘옥신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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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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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지난해 정부로부터 추가 할당받은 5G(5세대 이동통신) 20㎒(3.40~3.42㎓) 주파수 폭을 활용해 이르면 내달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5G 상용화 4년여 만에 SK텔레콤, KT와 대등한 100㎒ 주파수 폭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업계에서는 정부가 매년 연말에 발표하는 품질평가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주파수 확보량을 바탕으로 5G 품질 우위를 점해왔던 경쟁사들은 성능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견제에 들어갔다.

31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정부가 20㎒ 폭 추가 할당 조건으로 내세운 신규 무선국 1만5000국 구축을 이행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점검을 신청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가 기존에 사용하던 주파수 인접 대역 20㎒ 폭을 추가로 할당하며 2025년까지 누적 15만국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설비투자(CAPEX)를 전년 동기 대비 43.6% 늘리며 선구축에 돌입했다. 총 투입 금액은 5192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정부가 이행 점검을 마치는대로 전국에서 100㎒ 폭 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오는 6월 중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0㎒ 폭으로 서비스해온 LG유플러스가 보유 주파수를 경쟁사와 동일하게 100㎒ 폭으로 늘리면서 통신 품질향상이 예고된 상황이다”라며 “올해 품질평가에서 1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품질평가에서 전국 5G 평균 다운로드 전송속도 3위(764.55Mbps)를 기록했다. 1위는 SK텔레콤(1002.27Mbps), 2위는 KT(921.49Mbps)였다.

특히 주요 도심 지역에서의 품질 변화가 예상된다. 통신 3사가 공동으로 망을 구축하고 있는 농어촌 지역은 지난해 11월부터 100㎒ 폭으로 5G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1분기 CAPEX를 크게 늘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루라도 빨리 가입자가 많은 서울·수도권 지역의 통신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이득이란 판단에서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1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CAPEX는) 통상적으로 1분기에 낮고 하반기로 갈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지난해 추가로 할당받은 주파수 폭 활용을 통한 고객 체감 품질 제고를 위해 조기에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가입자 1위’ SK텔레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신 시장 경쟁은 결국 가입자 유치 싸움인데, 품질평가 순위에서 밀리면 마케팅만으로는 극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에 LG유플러스 주파수 폭 추가 할당 당시부터 정부에 보유한 주파수 대역(3.60~3.70㎓)과 인접한 3.7㎓ 대역 20㎒ 폭 할당을 요구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데 반해 1인당 주파수 대역폭은 3사 중 제일 적어 추가 할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할당만 받는다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겠다’며 정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부가 설비 투자 경쟁을 통한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을 노린 발언이다.

‘중간에 낀’ KT는 셈이 더 복잡하다. LG유플러스가 바짝 추격하는 가운데 SK텔레콤의 질주도 막아야 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KT는 이번에도 LG유플러스 추가 할당 때처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며 “주파수 할당 경매에는 통신 3사 모두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3.7㎓ 대역 300㎒ 주파수를 SK텔레콤만 먼저 할당받는 건 불공평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T 입장에서는 SK텔레콤이 보유한 주파수 대역과 인접한 20㎒ 폭 할당을 신청하기도 애매하다. 무선국 구축, 주파수 집성기술(CA) 설치 등 투자 비용이 SK텔레콤보다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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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직원들이 도서 지역에 설치된 5G 마이크로웨이브 통신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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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SK텔레콤의 요구와 관련해 약 1년 전 산학연 연구반을 가동하고 검토에 들어갔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SK텔레콤과 KT는 우선 5G 품질향상 기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5G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에 주파수 결합 기술 ‘슈퍼 듀얼 밴드(SDB)’를 도입했다.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은 무선 통신 기술을 사용해 두 지점 간(기지국-기지국, 기지국-중계기 등)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을 말한다. 결합한 주파수는 기존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에 사용되던 11㎓와 신규 도입된 80㎓ 주파수다. 회사 관계자는 “11㎓ 주파수는 장거리 통신은 가능하나 5G에 걸맞는 대용량화가 어려웠고, 80㎓ 주파수는 대용량 전송은 가능하나 장거리 통신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SK텔레콤은 이 두 주파수를 SDB 기술로 결합해 대용량의 데이터 장거리 전송(10km 이내)을 가능케 한 것”이라고 했다.

KT는 LTE 안테나와 5G 안테나를 결합한 신규 무선장치(RU)를 개발했다. LTE 안테나 뒷면에 5G 안테나를 배치해 5G 신호가 LTE 패시브 안테나를 통과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안테나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여 동일한 건물 면적에 더 많은 LTE, 5G 안테나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이 RU의 상용망 기술검증(PoC)을 완료했다”며 “이를 통해 실제 사용 환경에서 성능저하 없이 5G와 LTE 통신 커버리지 제공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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