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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생체 내부 손바닥처럼 들여다본다” IBS ‘3D 현미경’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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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존 광학현미경 중 생체조직 가장 깊은 곳까지 고해상도 이미징

헤럴드경제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으로 찍은 이미지.[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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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생체 내부를 가장 깊고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신개념 3D 현미경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과 이예령 건국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현존하는 광학 현미경 중 생체조직의 가장 깊은 곳까지 고해상도로 이미징할 수 있는 현미경을 개발했다.

빛이 생체조직을 투과할 때 직진광과 산란광이라는 두 종류의 빛이 생긴다. 직진광은 생체조직의 영향 없이 직진하는 빛이며, 이를 이용해 물체의 이미지를 획득한다. 반면, 산란광은 생체조직 내 세포나 세포소기관에 의해 진행 방향이 무작위로 굴절되는 빛으로 이미지 획득을 방해한다.

생체조직 깊은 곳으로 빛이 전파되면 직진광에 비해 산란광이 매우 강해지고, 이미지 정보가 흐려진다. 마치 안개처럼 생체조직 내부를 보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두꺼운 생체조직 등 산란매질을 지날 때 직진광의 전파 속도가 각도와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 수차와 색 분산 이 발생하는데, 이는 이미지의 대조나 해상도를 떨어뜨린다.

기존 기술들은 특정 깊이의 2D 정보를 토대로 왜곡된 이미지를 복원하려 시도해왔다. 하지만 생체조직 깊은 곳에서는 직진광이 다 소진되어 기존 기술로는 복원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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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 반사행렬 현미경 작동원리.[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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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미징 깊이와 해상도 한계를 모두 개선한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을 개발했다. 우선, 입사시키는 빛의 파장과 입사각을 바꿔가며 산란된 모든 빛의 3D 정보를 수집하여 수차와 색분산을 정확히 고쳤다. 이로써 일반적인 입체 현미경에서 구현할 수 없는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을 가능해졌다. 더 나아가, 늘어난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두 가지의 새로운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첫 번째 알고리즘은 산란이 심하지 않은 얕은 깊이에서 얻은 수차 데이터를 기존 기술로는 이미징 불가능했던 깊은 곳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기술이다. 이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직진광의 세기를 약 32배 키울 수 있었다. 두 번째 알고리즘은 여러 깊이의 이미지를 한꺼번에 이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유용한 정보의 크기가 늘어나, 직진광의 세기를 약 5.6배 키우는 효과를 보여줬다. 직진광이 세다는 것은 더 깊은 곳까지 관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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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부연구단장.[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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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령 교수는 “기존 기술보다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는 것은 물론, 기존 기술로는 이미징이 불가능했던 깊이의 물체까지도 이미징 가능하다”며 “불청객 취급받던 다중산란을 이미징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은 현존하는 현미경 기술 중 가장 광범위한 빛과 매질 간의 상호작용 정보를 수집해 활용한다”며 “산란매질 내부 이미지 복원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가능해지며, 해당 분야 연구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4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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