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집시법개정의 계기가 된 민주노총의 1박2일 노숙집회가 극명한 사례다. 출퇴근 시간대 도로를 막아 교통 지옥을 만든 것은 물론 서울 한복판에서 심야 술판과 노상 방뇨,대규모 노숙을 벌이며 시민들의 혐오를 불러일으켰지만 무기력한 공권력과 법 제도의 미비로 그저 방치되고 말았다.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이런 무법과 일탈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데 대해선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오전 0∼6시 야간 집회를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당정의 집시법 개정 방침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그제 최고회의에서 “위헌적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나선 건 납득할 수 없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해 필요할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누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 조항들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는 상식의 문제다. 같은 당의 박광온 원내대표가 지난해 6월 집회·시위가 다른 시민의 권익을 침해할 경우 이를 금지 또는 제한하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이런 스탠스는 당 입장에서 분명히 자기 모순이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발언이 있던 이날 민주당은 불법 파업 조장법으로 불리는 논란의 일명‘ 노란봉투법’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안건을 강행처리했다.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해 사실상 불법을 용인하는 이 법안이야말로 반민주적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계와 법조계의 비판이 거세다. 불법집회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는 어깃장을 놓고 오히려 나라를 불법파업공화국으로 몰아넣는 노조 맞춤형 법안 통과에 매몰된 최근의 모습을 보면 민주당은 불법을 비호하는 정당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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