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에게 일회성으로 최대 427만원 지급…세금·모기지 유예
기후 과학자 "홍수 원인은 지난겨울 강설량 감소 때문"
지난 21일(현지시간) 홍수 피해 지역 찾은 멜로니 총리(가운데)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의 홍수 피해 지역에 20억 유로(약 2조8천500억원) 이상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고 안사(ANSA) 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인 로마 키지궁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한 뒤 에밀리아-로마냐주의 기업과 가계를 돕기 위해 긴급 구호 예산으로 20억 유로 이상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도중 조기 귀국한 멜로니 총리는 지난 21일 에밀리아-로마냐주의 홍수 피해 현장을 방문해 신속한 재정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스테파노 보나치니 주지사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서 "첫 번째 조치로 홍수 피해 지역에 20억 유로 이상의 예산이 지원될 것"이라며 "자영업자에게는 일회성으로 최대 3천 유로(약 427만원)가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멜로니 총리는 또한 피해 지역의 기업과 가계를 위해 세금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납부를 8월 31일까지 유예해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에너지당국(ARERA)이 이미 피해 지역의 전기·가스 요금에 대해 한시적으로 면제 조처를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까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에밀리아-로마냐주에는 지난 16∼17일 이틀간 200∼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10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14명이 사망했고, 일부 지역은 여전히 물에 잠겨 주민 2만3천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앞서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는 이달 초에도 홍수가 강타해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연이은 홍수로 이 지역은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 분야에서 6억2천만 유로(약 8천832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홍수로 농경지와 과수원이 대거 침수되면서 농업 부문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에밀리아-로마냐주는 수십억 유로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농업과 관광업이 극심한 피해를 보게 됐다"며 멜로니 총리에게 추가 지원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10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원인을 지난겨울 이탈리아 북부의 강설량이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알프스, 돌로미티, 아펜니노산맥에 충분한 눈이 쌓여야 이 눈이 봄철 가뭄 때 녹으면서 이탈리아 북부의 주요 강과 지류의 흐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끊겼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국립연구센터(CNR)의 기후 과학자인 안토넬로 파시니 박사는 "알프스산맥에 눈이 내리지 않으면 토양이 건조해지고 강바닥이 말라붙게 된다"며 "비가 와도 땅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홍수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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