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권유에 마음 흔들리기도... 윤리위 징계까지 전화기 꺼놔"
"총선에 기회 되면 출마하겠지만... 최고위원 역할 할 것"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기념관을 찾아 유족들에게 사과하기 위해 대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4일 라디오 인터뷰 중 4·3 기념일은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이라고 발언, 구설에 올랐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설화 논란으로 '당권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아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어려워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무소속 출마설' '전광훈 신당 합류설' 등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앞서 그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4·3 폄하,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발언으로 지난 10일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를 받았다.
징계 이후 한동안 잠행해오던 김 최고위원은 23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잇따라 출연해 "신당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고, 또 무소속 출마니 뭐니 하는 이야기도 현재 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에 지금 들어와 활동한 지가 20년이 됐고, 그동안 무려 5번이나 공천에 탈락했지만, 제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적은 없다"며 "미리 예단을 하고 무소속 출마니 뭐니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출마가 논란이 되면서 이를 번복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총선에서는 여러 가지 역할을 제가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기회가 되어서 출마를 한다면 또 출마를 하겠지만 총선에서는 여러 가지 최다 득표로 당선된 최고위원으로서 많은 역할이 있어야 할 것이고, 또 있을 수 있다. 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지금은 총선 출마가 원칙적으로 안 되지만 기다리다 보면 나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최고위원은 "자꾸 출마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총선 승리가 더 중요한 저의 역할"이라며 "그것이 최다 득표로 최고위원으로 뽑아준 당원들의 뜻"이라고만 답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뜻이 없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최고위원을 사퇴하면 고려하겠다는 당 안팎의 메시지에 태영호 의원은 사퇴해 선처받았는데 왜 사퇴하지 않았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 찬반 논란이 있었던 징계였고, 징계 반대를 요구하는 당원과 국민들의 서명도 있었던 상황에서 최다 득표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제가 사퇴를 해버리면 저를 지지해 줬던 당원들 또는 많은 분들이 더 이상 저에게 기대할 수가 없잖냐"며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사퇴할 수가 없었다, 물러설 수 있는 길이 없었다"고 답했다.
"윤리위, 정무적 판단··· 찬반 논란 있는 발언에 징계"
유튜브 '너알아tv'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3월 12일)에 함께 출연한 전광훈(왼쪽) 목사와 김재원(오른쪽) 국민의힘 최고위원. 유튜브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어 "오랜 친구가 정말 우정 어린 걱정을 많이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사실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며 "또 다른 분을 바꿔주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이러다가는 정말 흔들리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안하다고 하고 전화기를 끄고 산으로 올라갔다"고 했다. 그는 "사퇴하면서 선처를 구하고 일신의 어떤 필요에 따라 스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내 위치가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 자꾸 마음이 또 흔들리고 하면 안 되잖냐"라며 "그래서 윤리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전화기를 끄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윤리위 징계를 두고 "윤리위는 정무적 판단을 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그런(정무적) 판단을 한 것이 아닌가"라며 "여러 가지 찬반 논란이 있는 문제 관련 발언에 대한 징계"라고 에둘러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원래 (관계가) 없었다"며 "공개행사에서 두 번 만나서 약간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지 무슨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든가 연결이 있다든가 연락을 한다든가 그런 관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 목사가 국민의힘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이미 분리된 것 아닌가"라며 "이미 다른 당을 만들고 정치활동을 하시는 분, 그렇게 보면 되는 것이지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