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국과 정상회담 후 “역사적” 성과 홍보하며 세 과시 나서
‘대중 견제’라는 화두를 갖고 일본에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맞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첫 대면 다자 정상회담을 세 과시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 성과와 회담에서 나온 시진핑 국가주석의 주요 발언을 소개하는 기사를 싣고 “시 주석이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깊이 교류하며 더욱 긴밀한 중국과 중앙아시아 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공감대를 달성하고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이어 “수교 31년 만에 처음 실체적 형식으로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 메커니즘의 정식 출범을 상징한다”며 “2000년 넘게 이어져 온 중국과 중앙아시아 우호 교류의 역사에 강렬한 문장을 새겼다”고 평가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전날 사설에서 “첫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는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새로운 역사적 기념비’”라며 “전례 없는 풍부한 성과와 실질적 내용, 큰 영향력으로 지역과 세계 평화·안정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을 비롯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6개국 정상은 회담 성과를 담은 ‘시안 선언’을 통해 “6개국이 손을 잡고 더욱 긴밀한 운명공동체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 메커니즘을 정식 성립하고 2년마다 양쪽을 돌아가며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각측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상호 이해와 지지를 재확인한다”면서 각국의 국가 안보와 정치적 안정 수호, ‘색깔혁명’(권위주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민주주의 개혁 운동) 책동 반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및 경제무역 협력 등을 약속했다. 양측은 이번에 시안 선언을 포함해 9개에 이르는 협력문서를 채택했으며, 각 분야 협력 메커니즘 구축 등 70여개의 합의 사항 목록도 제시했다.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정상회담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회담이 시 주석의 3연임을 공식 확정한 지난해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처음 중국이 주최한 첫 대규모 다자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중앙아시아 관계사에 새로운 역사적 기념비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또 “보다 긴밀한 중국-중앙아시아 운명공동체 구축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성과”라며 “우리는 수망상조(守望相助·서로 감시해 주고 상호 협조해 대처함)를 출발점으로 주권, 안보, 발전 이익 등 핵심 문제에서 명확하고 강력한 지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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