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정상회의 앞두고 美당국자 "모든 국가 조치 준비 중"
美 300건 추가 제재 준비…英도 추가 제재·금속 수입 금지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제재 추진…EU 상임의장 "러 다이아 영원하지 않아"
G7 정상회의 앞두고 히로시마 차량 통행 통제 |
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G7 국가들이 러시아를 압박할 추가 제재에 나선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히로시마에서 취재진에게 "모든 G7 국가가 새로운 제재와 수출 통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 외 국가들의 제재 방안에 대해서는 상세히 거론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펼칠 '실질적인 제재 패키지'와 함께 "러시아가 군수(war machine)를 지탱하기 훨씬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조치들은 "전장에서의 역량과 관련해 중요한 물품들에 러시아가 접근하는 것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와 다른 국가 내 70개 기업이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이들 기업에 대한 미국 수출이 금지될 예정이다.
또한 개인과 기업체, 선박, 항공기 등에 대한 제재 300건이 추가로 부과될 예정이다.
그 대상은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아시아에 걸친다고 AFP는 전했다.
영국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dpa 통신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와 구리, 알루미늄, 니켈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계된 86개 기업 또는 개인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탈취, 러시아산 에너지 수출과 연루된 기업들이 포함됐다.
G7은 특히 연간 40억∼50억 달러(약 5조3천억∼6조5천억원) 규모의 러시아 다이아몬드 교역도 제재 표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히로시마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다이아몬드는 영원하지 않다"며 "우리는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교역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숄츠 총리, 수낵 총리,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
EU 회원국인 벨기에는 인도,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최대 도매 수입국 중 하나다.
미셸 의장은 G7 정상들이 비(非)G7 정상들에게도 대러시아 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비G7 정상들도 초청받았으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거리를 둬온 인도, 브라질도 참석한다.
추가 제재가 시행되면 이미 전례 없는 제재가 잇따르면서 타격을 받은 러시아에 더 큰 압박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을 비롯한 G7 국가들은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에너지나 군 산업기지 운영에 필요한 원자재 공급 차단에 노력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는 제재 회피를 위한 여러 경로를 모색, 가동하고 있다.
엄격한 자본통제를 도입하고 중국 등으로 교역 상대를 전환했으며, 쿠바나 이란, 북한과 같은 앞서 제재를 겪은 나라들로부터 '제재 회피술'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AFP는 전했다.
지난해 전년보다 2.1% 쪼그라들었던 러시아 경제는 올해 성장으로 반전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그런 상황에서 추진되는 이번 추가 제재는 그간의 대러 제재에 있었던 구멍까지 막게 될 것이라고 미 당국자는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 능력뿐 아니라 금융 부문까지 옥죄고, 특히 러시아 국가 자산을 묶어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총리실도 성명에서 신규 제재 대상에는 "기존 제재의 영향을 적극적으로 약화하기 위해" 크렘린을 돕는 기업이나 개인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G7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 방안을 주요 의제로 논의한다.
특히 정상들은 대러시아 제재에서 단결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수낵 총리는 "오늘 제재 발표가 보여주는 것처럼 G7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데 단결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日 히로시마 거리에 설치된 G7 정상회의 기념 조형물 |
미 당국자도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새 조치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G7이 최대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미국의 제재는 유럽연합(EU), 영국이 부과한 조치와 훨씬 더 긴밀히 연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담길 제재는 '전면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G7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거의 전면적인 수출 금지는 하지 않는 대신 핵심 품목들에 대한 기존 제한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G7 국가들은 지정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면제받지 않으면 모든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으로 제재 체제를 뒤집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는 EU 회원국 등 일부 국가의 법 규제 체계에서 이행하기가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 등으로 정상들의 성명 초안 최신본에서 제외됐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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