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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G7 정상 히로시마 원폭자료관 첫 방문…피폭자도 면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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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피해자 유품·참혹한 사진 전시한 자료관 40분간 비공개 시찰

히로시마 시장 "위령비에 담긴 뜻 G7 정상에게 직접 전달"

연합뉴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한 G7 정상들
[AFP 연합뉴스]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G7 히로시마 정상회의 개막일인 19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 있는 원폭자료관을 방문했다.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3개국을 포함한 G7 정상이 함께 자료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G7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 부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원폭 돔'이 있는 평화기념공원에서 정상들을 영접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부부를 시작으로 마지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까지 차례로 차에서 내려 기시다 총리 부부와 인사하고 기념 촬영을 했다.

G7과 EU 정상들은 기시다 총리와 기념 촬영 뒤 각자 걸어서 평화기념자료관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기시다 총리가 전시 내용을 설명하는 것을 들으며 자료관을 약 40분간 둘러봤다.

히로시마는 1945년 8월 6일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곳으로 자료관에는 피폭자의 유품과 피폭 전후 히로시마의 모습 등 원폭 피해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일본 정부는 G7 정상들이 자료관 내에서 피폭자인 오구라 게이코(85) 씨를 만났다고 발표했다.

정상들의 자료관 내 방문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발언도 알려지지 않았다.

G7 정상들은 자료관 시찰 뒤 굳은 표정으로 나와 평화기념공원 내에 있는 위령비까지 걸어갔다.

이들은 일렬로 서서 헌화한 뒤 묵념했다.

정상들은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으로부터 돔 모양의 폐허가 남아 원폭 피해를 상징하는 건물인 원폭 돔 등에 관해 설명을 듣고 방문 기념으로 왕벚나무를 심었다.

마쓰이 시장은 "(위령비) 비문에 담긴 뜻을 직접 전달했다"며 G7 정상의 자료관 방문과 피폭자 면담에 대해서는 "우리의 소원이 이뤄진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해 자료관을 둘러보는 것은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히로시마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자료관을 찾았지만, 체류 시간이 10분에 그치면서 형식적 방문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에는 피폭자 면담까지 포함해 40분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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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헌화한 G7 정상들
[EPA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2차대전 때 미국의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와 관련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사전에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일본행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다른 G7 정상과 함께 헌화 등 행사에 참석하겠지만, 그는 이를 (미일) 양자 행사로 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결정과 관련해 사과한 미국 대통령은 없다.

일본은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G7 히로시마 정상회의 첫 행사로 자료관 방문을 준비하면서 핵 군축의 중요성을 환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히로시마가 지역구인 기시다 총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료관 시찰과 관련해 "피폭의 실상을 전하는 것은 핵 군축을 향한 모든 노력의 원점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오는 21일 G7 참관국 정상들도 원폭자료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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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서 '원폭 돔' 설명을 듣는 G7 정상들
[AP 연합뉴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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