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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 금융시스템에 불똥 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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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자산-전통 금융부문, 연계성 높아져”


매일경제

[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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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변동성을 최소화한 코인)과 암호자산 거래·대출 플랫폼은 전통적인 금융부문과의 연계성뿐만 아니라 암호자산 생태계 내에서 연계성을 높이는 작용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됩니다.”

암호자산 부문과 전통 금융시스템 간의 연계성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발생 가능한 파급 위험에 대비해 포괄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8일 ‘글로벌 주요 사건을 통해 살펴본 암호자산시장의 취약성 평가 및 시사점’을 주제로 발간한 BOK 이슈노트를 통해 이같이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금융안정연구팀 오지윤 과장은 “지난해 글로벌 암호자산시장은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에 해당하는 테라·루나 급락 사태, 암호자산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헤지펀드 3AC(Three Arrows Capital) 및 암호자산거래소 FTX 파산 등이 발생하면서 전통 금융시장과 유사한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 중 테라·루나 급락 사태에 대해 오 과장은 “가격 안정 메커니즘의 실패와 지속적인 신규 자본 투입에 의존하는 지속 불가능한 영업모델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매일경제

[자료 제공 = 한국은행]


암호자산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 파산과 관련해선, “투자자로부터 예치 받은 이더리움을 즉시 인출이 불가능한 방식으로 운용함에 따라 고객의 급격한 예치자산 상환 요청에 대응하지 못했다”며 자산·부채 만기불일치와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또, 싱가포르 소재 헤지펀드 3AC는 암호자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바탕으로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해 비트코인 투자신탁(GBTC)에 투자했다가 파산했고, 암호자산거래소 FTX는 관계사와의 불투명한 내부거래 수행과 고객예탁금 전용 등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뢰도 하락 및 이에 따른 대규모 자금 인출로 파산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오 과장은 글로벌 암호자산 시장에서 발생한 사건들과 유사한 사건, 특히 거래소 파산 사태는 국내에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암호자산 생태계는 암호자산공개(ICO) 금지 등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제적 접근으로 인해 단순 매매나 중개 위주의 거래소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국내 암호자산거래소(27개)는 원화로 암호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원화거래소(5개)와 암호자산 간 교환만 지원하는 코인거래소(22개)로 나뉜다. 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은 고객 예탁금과 자기자산의 분리 보관 의무, 가상자산사업자 또는 그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중개 등의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이런 구조인 만큼 오 과장은 “국내에서 FTX 사태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라·루나 급락 사태 등 암호자산 및 탈중앙화금융 플랫폼 생태계에서 발생한 취약성이 과거 전통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취약성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부적절하거나 지속가능하지 않은 영업모델, 유동성·만기 불일치, 레버리지, 암호자산 부문 내 상호연계성 등이 그 예”라고 나열했다.

이어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암호자산 거래·대출 플랫폼은 전통 금융부문과의 연계성뿐만 아니라 암호자산 생태계 내에서 연계성을 높이는 작용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련 당국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운용함으로써 규제의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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