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서울화력발전소,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문체부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 착공식

"테이트모던 뛰어넘는 문화예술 핫 플레이스"

수명을 다한 서울화력발전소 4·5호기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7일 서울시 마포구 서울화력발전소에서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의 시작을 알리는 착공식을 거행했다. 개관 시기는 2025년이다. 부지면적 8만1650㎡, 건물 연면적 2만5532㎡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건립된다. 설계를 맡은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는 "생태와 문화가 공존하고, 보고 느끼는 역사와 젊은이들의 진취적 미래가 함께하는 곳으로 꾸밀 예정"이라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도시 공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5년 폐지된 발전소 4호기는 전시실 두 곳(1743㎡), 터빈홀 공간을 활용한 블랙박스 형태 공연장(2273㎡), 창작공간인 프로젝트실(915㎡) 등 문화시설로 리모델링 된다. 2019년 기능을 상실한 5호기는 근대산업 유산으로 원형이 보존돼 대한민국 최초 화력발전소의 역사를 느끼는 교육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가장 주목받는 공간은 외부 18m(5층) 높이 4·5호기 옥상이 하나로 연결되는 '당인리 포디움'이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옥상 광장으로, 마로니에공원 같은 열린 공간으로 조성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동식 화단을 활용한 친환경 도시농업, 버스킹 공연, 야외패션쇼 등이 이뤄지고 청년 푸드트럭 등 소상공인 중심 시설이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전소가 문화예술 명소로 거듭난 사례로는 2000년 개관한 영국 런던 템스 강변의 테이트모던이 꼽힌다. 방치됐던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굴뚝 등 기존 외형을 보존하면서 내부를 전시 공간으로 개조했다.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는 한층 폭넓은 목적성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테이트모던이 미술관이라면, 당인리는 모든 예술 장르의 창작, 공연, 전시가 가능한 독창적이면서도 최신을 추구하는 복합문화공간"이라며 "새로운 문화예술의 핫 플레이스이자 실험적 예술(Modern and Contemporary)을 창조하는 공간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착공식에는 박 장관과 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 윤길호 계룡건설산업 사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발레리나 김주원, 박그림 작가, 국악인 백현호 등 문화예술인들도 참가해 MZ세대 예술인에게 실험예술의 창작 기회와 최고의 무대를 제공하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