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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폐경 왔는데 출혈이…자궁내막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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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김용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중앙일보



자궁(子宮)은 위쪽의 자궁몸통(자궁체부)과 아래쪽의 자궁목(자궁경부)으로 나뉜다. 자궁암은 자궁체부와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자궁체부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궁내막암은 자궁몸통 안쪽의 내막에서, 자궁경부암은 질과 연결된 자궁의 아랫부분인 자궁경부에서 각각 발생한다. 자궁경부암이 더 친숙(?)하지만 최근 자궁경부암은 감소하는 반면, 자궁내막암은 계속 느는 추세다.

자궁경부암은 최근 20년 새 50% 가까이 감소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2006년 국내에 처음 도입되고 약 17년이 지나면서 암 발생 감소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2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국가적으로 시행하면서 암 이전 단계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 더 큰 이유로 보인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내부를 덮고 있는 자궁내막 세포에서 발생한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성호르몬 불균형과 관련이 많고 비만도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암이 생기면 질 출혈이나 질 분비물 이상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생리불순이 심하거나 생리가 아닐 때 혹은 폐경이 됐는데 출혈이 있거나 해서 병원을 찾았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적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 간단하게 초음파검사로 병변을 발견할 수 있고 가느다란 기구를 삽입해 자궁내막 조직을 채취하기도 비교적 수월하다. 정기적인 초음파검사를 통해 암 이전 단계인 자궁내막증식증 단계에서 발견되는 것이 가장 좋다.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모두 치료 과정은 비슷하다. 다만 자궁암은 그 어떤 암보다 수술에 따라 생존율과 후유증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치료 결과가 비슷하다면 환자의 이득과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보장해야 한다. 즉 단순히 암이냐 아니냐의 문제뿐 아니라 절제 수술이냐 기능 보존 수술이냐, 개복해야 하는 상태냐 아니면 최소침습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냐 등으로 접근한다. 각 수술에 어떤 접근법을 택하느냐는 질환의 특성, 의사의 경험과 술기나 철학, 환자의 삶의 질 등을 종합해 최적의 결론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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