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근개 파열, 힘줄 찢어져 발생
50세 전후로 어깨 굳으면 오십견
극심한 통증 땐 석회성 건염 의심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이다. 가동 범위는 넓지만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어깨 통증은 일상 속 사소한 손상이 누적돼 생긴다. 평생 팔을 흔들며 걷고, 물건을 들어 올리고, 팔을 휘두르는 운동을 하면서 반복해서 어깨를 쓴다. 증상이 비슷한 어깨 통증은 원인에 따라 대응법이 달라진다. 착각하기 쉬운 주요 어깨 질환과 대처법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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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야구로 어깨 힘줄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
어깨 통증 1순위는 의외로 회전근개 파열이다.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인 회전근개의 힘줄 부위가 찢어진 것이 원인이다. 퇴행성 변화로 어깨와 팔을 이어주는 힘줄이 조금씩 끊어진다. 굵고 튼튼한 밧줄도 시간이 지나면 삭는 것과 비슷하다. 주로 테니스·수영·야구 등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다가 회전근개에 스트레스가 가해져 생긴다.
회전근개 파열 초기에는 팔을 들어 올려 어깨를 움직일 때만 아프다. 어깨가 삐걱거리거나 뚜둑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윤승현 교수는 “회전근개 파열로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힘줄이 약해져 팔을 스스로 들어 올리기 어려워지고 어깨 근력이 떨어져 들어 올린 팔을 유지하지 못하고 툭 떨어진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적극적 치료가 중요하다. 한 번 손상된 힘줄은 저절로 붙지 않는다. 대처가 늦어지면 힘줄이 어깨 관절 안쪽으로 점점 말려 들어가 치료가 어려워진다.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면 1년에 4㎜씩 파열이 커진다는 보고도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찢어진 범위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달라진다.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 관절센터 정성훈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 범위가 3㎝ 이상으로 넓다면 찢어진 파열 부위를 직접 연결하는 봉합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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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이 팔 들어줘도 머리 위로 못 올리는 동결견
어깨가 돌처럼 굳은 듯 움직이기 어렵다면 동결견(유착관절낭염)을 의심한다. 보통 50세를 전후로 나타난다고 해 오십견으로도 알려져 있다. 어깨 관절 주변의 점액 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서서히 어깨가 굳는 증상이 특징이다. 당뇨병, 뇌혈관 질환, 갑상샘 질환 등을 앓고 있으면 동결견 발생 위험이 더 크다.
동결견 증상은 수개월에 걸쳐 단계별로 진행된다. 동결견 초기인 통증기(0~3개월)에는 통증이 점점 심해져 스스로 어깨를 움직이는 범위가 줄어든다. 어깨가 점진적으로 굳는 동결기인 발병 4~12개월까지는 어깨 가동 범위가 줄어든다. 스스로는 물론 다른 사람이 도와줘도 어깨 위로 팔을 올리는 행동이 어렵다. 세수하거나 머리를 감을 때 목덜미를 씻기 어렵고, 팔을 들어 머리를 빗고 높은 곳의 물건을 꺼내기 힘들어한다.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 현윤석 교수는 “동결견 단계가 진행하면서 어깨를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점점 제한된다”고 말했다.
어깨가 굳는 동결견 증상을 완화하려면 어깨 스트레칭이 필수다. 약물치료 등으로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은 줄여줄 수 있지만, 어깨 운동 범위는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성민 교수는 “아파도 집에서 매일 꾸준히 능동적으로 어깨를 움직이는 스트레칭으로 운동 범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 스트레칭은 관절을 좁은 범위에서 천천히 움직여 관절 주변 근육을 이완한다. 어깨 스트레칭은 아프지만 참을 만한 정도의 강도로 10초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에 따뜻하게 온찜질을 하면 근육의 긴장이 풀어지면서 스트레칭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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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깨 근육이 뭉치듯 아픈 근막동통 증후군
무거운 가방을 멘 것처럼 어깨가 뻐근하듯 아프기도 하다. 바로 근막동통 증후군이다. 컴퓨터·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면서 목을 앞으로 내민 구부정한 상태로 지내고 불안·스트레스 등으로 뒷목부터 어깨·날개뼈 주변을 지탱하는 승모근이 뭉친 것이 원인이다. 엄지손가락으로 승모근을 꾹꾹 누르면 깊은 곳에서 단단한 띠가 뭉쳐진 통증 유발점(트리거 포인트)이 느껴진다. 뒷목부터 날개뼈가 있는 어깻죽지까지 결리듯 광범위한 통증이 느껴진다. 특히 일직선으로 수평을 이뤄야 할 어깨가 둥글게 말리면서 라운드 숄더(어좁이)가 된다.
치료는 소염진통제 등으로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한다. 이후 벽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밀착시키고 양쪽 어깨를 벽에 붙여 통증을 유발하는 근육을 이완하면서 마사지한다. 그래도 어깨 통증이 심하다면 단단하게 뭉친 통증 유발점을 찾아 없애는 주사 치료, 몸 밖에서 충격파를 전달해 통증을 완화하는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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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응급실 찾는 석회성 건염
매우 극심한 어깨 통증이 갑자기 생겼다면 석회성 건염일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정규학 교수는 “급성기 석회성 건염은 한밤중에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고 말했다. 가벼운 충격에도 통증으로 팔을 앞으로 들어 올리거나 옆으로 움직이기 힘들어한다. 석회성 건염은 칼슘 퇴적물이 단단한 석회로 어깨 힘줄 부위에 생기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힘줄의 퇴행성 변화, 미세혈류 감소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석회성 건염은 힘줄 내부에 수년에 걸쳐 서서히 석회가 쌓이면서 병변이 커지다가 갑작스러운 염증 반응으로 석회가 흡수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어깨 부위를 X선으로 촬영하면 하얗게 석회화된 조직을 관찰할 수 있다. 석회성 건염의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는 염증 반응을 조절해 어깨 통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석회성 건염은 대개 석회가 체내에흡수되면서 서서히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석회성 건염 부위가 클수록 체내 흡수로 완전히 낫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통증·염증으로 일상 유지가 어렵다. 통증이 심한 급성기 석회성 건염이라면 우선 스테로이드 주사 등으로 치료한다. 또 미세 주삿바늘로 석회를 잘게 부숴 체내 흡수를 유도하기도 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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