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병·구제역 동시 발생에 '곤혹'…작년 말엔 AI로 홍역 치러
일년 반째 이어지는 ASF 방역 겹쳐 농가·방역당국 피로 누적
일년 반이 지나도록 계속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야생멧돼지의 위협 속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과수화상병과 구제역이 동시에 터지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구제역 발생한 청주 한우 농장 |
12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소재 한우농장 4곳에서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왔다.
국내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것은 2019년 1월 31일 이후 4년 4개월여 만이다.
당시 마지막 발생 지역 역시 충북 충주였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발생농장에서 사육하는 소 500여마리를 살처분하는 한편 청주는 물론 인근 보은·괴산·증평·진천지역의 우제류(소, 돼지,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 사육농장에 대해 긴급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과 이틀 전 충주에서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터졌던 터라 방역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과수화상병 발병한 과수원 |
사과·배 나무에 주로 발생하는 과수화상병은 치료제가 없는 세균성 전염병으로, 확진 판정이 나면 해당 과수원은 폐원해야 한다.
전날까지 도 농업기술원이 집계한 감염 건수는 충주 3건, 진천 1건이다.
이들 과수원의 피해 면적은 1.55㏊이다.
충북은 매년 과수화상병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2018년 35건 29.2㏊, 2019년 145건 88.9㏊, 2020년 506건 281㏊, 2021년 246건 97.1㏊, 지난해 103건 39.4㏊에 이른다.
특히 과수화상병이 고온다습한 날씨에 확산세가 커지는 만큼 여름철을 앞두고 발생, 과수원과 인접한 시·군을 중심으로 예방 관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북은 지난해 말 AI로도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AI 방역 |
10월 26일부터 11월 17일까지 진천, 청주, 충주 9개 가금농장에서 AI가 잇따라 터졌다.
이로 인해 가금류 63만8천300마리가 살처분됐다. 당시 전국에서 25건의 AI가 발생했는데, 전체 살처분량(140만3천500마리)의 45%에 달했다.
여기에 해를 넘기며 계속되는 ASF 방역은 축산농가와 당국의 피로감을 더욱 키운다.
2021년 11월 19일 단양에서 도내 첫 ASF 감염 야생멧돼지가 발견된 이후 이달 7일까지 누적 감염 개체 수는 403마리에 이른다.
시·군별로는 단양 146마리, 충주 95마리, 제천 76마리, 보은 73마리, 괴산 12마리, 음성 1마리다.
감염 멧돼지 발견 지역을 고려할 때 ASF 바이러스가 전방위로 퍼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ASF 차단 울타리 |
방역당국은 바이러스가 양돈농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자 야생동물 기피제 살포와 울타리 설치, 관련 종사자 산행금지, 쪽문 폐쇄, 농장방문 차량 소독 강화 등에 나서고 있으나 최근 기온 상승에 멧돼지 활동량이 증가해 방역의 고삐를 더 죄어야 하는 실정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여러 가지 동·식물 전염이 잇따라 터져 당혹스럽고 대응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진앙'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도록 전염원 차단과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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