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기시다 총리 단독 인터뷰 기사서 분석
표지모델 선정…"평화주의 버리고 군사강국 원해"
타임스는 9일 인터넷판에서 이번 주 표지모델로 기시다 총리를 선정하고 지난달 말 도쿄 총리 관저에서 단독 인터뷰를 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19~21일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히로시마는 그의 가문이 뿌리를 내린 곳으로, 그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치인 가문에서 자란 기시다는 아버지로부터 히로시마 지역구를 물려받으면서 정치에 입문한 바 있다.
발언하는 기시다 일본 총리 |
타임지는 기시다 총리가 히로시마 G7 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점진하는 위협에 맞서려면 집단적 결의가 필요하다고 서방 강대국 지도자들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 도쿄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8천㎞ 이상 떨어져 있는 곳이지만,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위험한 세계에 한층 더 가까이 가게 됐다고 인식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지난 3월 민간인에 대한 집단 학살이 벌어진 우크라이나 부차를 직접 방문해 부차가 원폭 참사를 겪은 히로시마와 닮은꼴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친척 중에 실제 원폭 피해자가 있고, 어린 시절 그 참혹했던 참사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자랐다고 타임지에 전했다.
기시다는 "나에게 핵전쟁은 큰 충격이었다"라며 "나는 G7 정상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거듭된 핵전쟁 위협 속에 도사리고 있는 진정한 공포를 알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타임지는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만 G7 회담의 초점이 맞춰졌다고 하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것일 거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만 위협 문제에 대한 유럽 강국들의 더욱 적극적인 개입을 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중국의 위협에 맞서려 하고 있으며, 대만 문제는 일본의 안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안이 돼 버렸다.
타임지 최신호 표지모델 기시다 후미오 |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유럽이 남의 위기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히로시마 G7 회담은 이와 같은 유럽의 기류에 반박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을 것이라고 타임지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시아의 문제가 될 수 있듯, 대만도 유럽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멀리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며 "현 상황을 힘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 역시 장소가 어디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타임지는 기시다 총리가 매파였던 전임 아베 전 총리와 달리 온건파 이미지를 띠고 있지만 무장 강화와 헌법 개정 등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일본은 2027년까지 국방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재무장에 나서면서 미국과 함께 중국에 대항하는 군사 대국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타임지는 이날 공개한 최신호 표지에서 모델로 삼은 기시다 총리의 사진 아래에 "기시다 총리는 수십년 평화주의를 포기하고 자신의 국가를 진정한 군사강국으로 만들기를 원한다"고 적어넣었다.
기시다 총리는 전임 총리들과 달리 미국의 경제제재 등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지만 일본의 가장 큰 교역국인 중국이 언제든 경제적 보복을 가할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타임지는 분석했다.
일각에선 일본의 재무장은 그가 줄곧 주장해 온 비핵화와 모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평가한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타임지에 "나는 지구촌의 비핵화에 헌신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핵무장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의 G7 회담 개최는 일본을 진정한 글로벌 리더의 반열에 올려놓는 것 외에도 국내용이기도 하다고 타임지는 지적했다.
G7 회담을 통해 국내 지지율을 끌어올려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banan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