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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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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수출 67% 늘어난 中…EU 제재안에 "보복하겠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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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9일(현지시간)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이 공동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지원,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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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러시아와 관련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안을 유럽연합(EU)이 도입할 경우 자국 이익 보호를 위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은 9일(현지시간) 안나레나 배어복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과 독일이, 중국과 러시아 간 정상적인 무역 활동과 투자 협력을 정치화하고 인위적으로 간섭하는 것을 삼가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러시아에 직접 무기를 공급한 증거가 없다던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으로 제재 대상 중국 기업은 7곳으로 전해졌다.

배어복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가 우회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러시아 방산업체에 제재 대상 품목과 이중용도 제품이 들어갔는지 표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친강 부장은 “중국은 위기 지역에 어떤 무기도 제공하지 않는다”며 “군사 및 민간 목적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제품을 공급한 것에 대해 제재할 경우 엄격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1~4월 무역 통계에 따르면 중ㆍ러간 무역 규모는 전년 동기간 대비 41.3% 증가한 731억 4800만 달러(약 96조)를 기록했다. 이중 중국의 러시아 수출액이 336억 달러로 전년 대비 67.2% 늘었고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액은 394억 달러를 기록해 24.8% 증가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소 스젠위(侍建宇)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국가들이 금수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중국이 이를 회피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이 지났지만 러시아의 GDP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서방 제재의 효과는 러시아의 중국 수출입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중국의 러시아 무역량 증가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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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안나레나 배어복 외무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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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배어복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모호한 입장 표명과 관련해 “중립은 공격자의 편을 든다는 의미”라며 “우리가 따라야 할 원칙은 피해자의 편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라고 중국을 직격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대만의 지위 변화는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친 부장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불길에 기름을 붓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대만 관련, “중국이 가장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서방 가정교사의 훈수”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친강 외교부장은 프랑스와 노르웨이를 방문하며 유럽 순방을 이어간다. 오는 20일엔 리창 중국 총리가 독일을 방문해 올라프 숄츠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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