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사 고판화박물관, 17일부터 '불교 도상의 향연' 전시
일본의 만다라 판화 작품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부처, 보살, 사천왕 등을 나무에 새기고 찍어낸 불교 판화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강원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이달 17일부터 불교 판화 200여 점을 소개하는 특별전 '불교 도상(圖像)의 향연 - 동아시아 밀교 만다라'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전시는 대승불교의 한 분야로 7세기경 인도에서 성립한 밀교(密敎) 미술을 다룬다.
밀교는 부처가 깨우친 진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입으로는 진실하며 거짓이 없는 말인 '진언'(眞言)을 암송했고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펴서 인(印)을 나타내기도 했다.
부처, 보살, 사천왕 등을 미술로 표현한 것 역시 수행의 방법이었다.
전시에서는 중국, 일본, 시짱(西藏·티베트) 등 다양한 지역의 불교 판화를 볼 수 있다.
'승적비사문천왕' 판화 |
만물을 내장하는 진리 자체인 부처의 세계를 다룬 만다라, 신비한 힘을 지녔다고 하는 다라니 등을 표현한 판화와 판목(版木·인쇄를 위해 그림이나 글씨를 새긴 나무)이 소개된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한 판화도 공개된다.
박물관이 약 5년 전에 수집한 '승적비사문천왕'(勝敵毘沙門天王) 판화는 중국 당나라 시기에 나온 작품을 일본에서 판화로 복각한 것이다. 사천왕 중 한 명인 비사문천왕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있다.
한선학 관장은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그림 왼쪽에 적힌 글을 풀어보면 당나라 현종의 명으로 불공삼장이 '문두루'를 시행해 적들을 물리친 '송고승전'에 나온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두루는 호국의 염원을 담아 행한 밀교 의식을 뜻한다.
한 관장은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밀교 문두루 법을 그림으로 볼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비단에 찍은 '문수보살' 판화, 높이가 167㎝에 달하는 대형 '공작명왕' 판화 등도 주목할 만하다.
이 밖에도 밀교의 세계와 다양한 불교 도상을 보여주는 여러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한 관장은 "불교 판화는 깨달음을 전하거나 포교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다양한 판화 작품을 보면서 밀교뿐 아니라 불교문화와 동양 문화를 두루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전시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한선학 관장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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