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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대출 연체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서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체규모는 지난 한해 동안에만 5000억원 가량 늘어났고, 10명 중 6명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대출액은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지난 한해 동안에만 110조6000억원(12.2%) 증가했는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영업자들의 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들이 국내 20개 은행들로부터 받은 대출 연체는 한 해 동안에만 5000억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1조2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연체 규모다.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는 총 1조166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70.4%(4716억원) 급증했다.
결국 코로나19부터 고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매출은 줄고 빚만 불어난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은행 대출이 막히자 제2·제3금융권으로 내몰리며 다무채무자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로 자영업 대출자 10명 가운데 6명은 3개(기관·상품) 이상의 대출로 자금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였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 대출의 70.6%(720조3000억원)를 다중채무자가 차지했다.
이들의 연이자 부담액은 1년 반 사이 평균 1000만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로 추정된다. 문제는 더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차주를 위해 제공해 온 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9월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9월부터는 자영업자가 원리금 상환에 나서야 하지만, 고금리로 인해 갚아야 할 금액이 크게 불어난 상태다.
은행 평균 대출금리는 2020년 12월 말 연 2.74%에서 2022년 12월 말 5.56%를 기록했다. 2년 만에 2.82%포인트(p) 올랐다.
자영업자의 대출금리가 현재 기준금리 인상폭 만큼 3.0%p 올랐다면, 자영업 대출자의 이자는 1000만원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난 2020년 이후 다섯 차례나 금융지원을 연장하면서 대출 부실 위험을 확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는 9월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이 중단되면, 잠재된 부실 대출이 한 번에 터질 수도 있다"며 "취약차주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세밀한 연착륙 방안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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