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불장난' 친강 발언에 외교부 "언행 신중 기하라"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사진=뉴스1

외교부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해협 관련 발언에 대한 중국 당국의 반발에 '신중한 언행'을 요구했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이 한 포럼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란 '비외교적' 발언을 한 데 대해 "언행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중국 측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한중 양국 간에 국격을 지키고 예의를 갖춰 상호존중·호혜 공동이익에 입각해 상호협력을 추진해간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할 것"이라며 "중국 측도 이에 부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 간 갈등 및 대만해협 일대 긴장 고조에 대해 "결국 이런 긴장은 힘에 의한 변경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린 국제사회와 함께 이런 변경을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 문제"라고도 말했다.

이에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인터뷰를 겨냥해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며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며 "타인의 말참견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는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왕 대변인 브리핑이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이번엔 중국 외교부를 통솔하는 친 부장이 직접 나서 발언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또 우리 외교부의 싱 대사 초치에 맞서 서울과 베이징의 외교경로를 통해서도 우리 측에 항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상(윤 대통령)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무례한 발언을 한 건 심각한 외교적 결례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우리 정부는 이를 용납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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