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G7 정상회담

"G7, 러시아 전면 수출 금지 검토"...다음달 정상회의서 다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에 거의 모든 상품의 수출을 막는 '전면 수출 금지' 카드를 새로운 제재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해진 서방의 여러 제재에도 아직 러시아의 경제가 버티고 있어, 최고 강도의 압박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앙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 교도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내달 19일부터 3일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당국자들이 이같은 제재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정식 개최 전 외무장관 등 각료 회의를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대(對)러시아 전면 수출 금지'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제품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안보다 훨씬 강력한 조치다. 식품·의약품 등 필수적인 물품만 제외하고 거의 모든 상품의 수출을 막는 방안이다. 특정 국가에 '전면 수출 금지'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드문 일로, G7 국가 각료들은 현재 예외 품목을 어떤 것으로 할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G7 국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유럽연합(EU)의 반대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전면적으로 막기 위해선 유럽 국가들의 참여가 중요한데, 러시아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는 유럽 기업들이 많아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안보희이' 당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전쟁 발발 이후 닥친 경제 위기로 유럽 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는 마당이라, EU 회원국 모두의 찬성을 얻기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럽연합은 모든 회원국이 찬성해야만 제재를 시행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특히 러시아와 교역 규모가 큰 독일·이탈리아·폴란드 등이 난색을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회 수입을 통해 제재를 피하고 있는 만큼 전면 수출 금지안이 시행된다 해도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러시아는 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 등을 통해 제재 품목을 자국으로 들이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제재를 피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이달 초 미국이 제재한 기업만 20개국의 수십 개 기업"이라고 전했다.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처럼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각종 보복을 할 가능성도 높다. 구리·철·니켈 등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많아 러시아가 쓸 수 있는 카드도 여럿이다. 무엇보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력해질수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과 밀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같은 움직임에 러시아는 세계 경제 위기를 심화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1일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제재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의 제재와 추가 조처가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줘 세계 경제 위기를 향한 추세를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세계 어떤 나라도 현재 우리와 같은 정도의 제재를 겪은 적이 없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며 "따라서 우리는 적응하고 발전하고 장기 계획을 세우는 한편 적의 의도 이면에 있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