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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G7 정상회담

미 동맹국 도청 파문 속 G7 회의···미국 주도 ‘중국 견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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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6일(현지시간)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실무 만찬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 순이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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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이 일본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를 공고히 하는 분위기다.

18일까지 지난 사흘간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미 국방부의 기밀문서 유출 사태 직후 미국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다자 외교 자리였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가 미국과 동맹국들의 신뢰가 손상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각국은 기밀 유출로 드러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도·감청 논란보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연합전선’을 굳히는 데 집중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드러난 서방의 균열상을 봉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G7 회원국들이 이번 회의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춘다는 접근법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과 동맹국들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의 투자·무역은 유지하면서 전략적으로 특정 분야에서의 경제 관계를 축소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문제도 회의 석상에 올랐다. G7 외교장관들은 이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중국과 대만 사이의 평화와 안정이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며, 중국을 향해 “위협과 강압, 무력 사용을 삼갈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광범위한 해양 영유권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으며 이 지역에서의 군사 활동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외교 장관들은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도 공동성명에 담았다. 성명은 “북한이 전례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며 “북한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함해 불안정화를 가져오는 도발적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G7 회의에서 대만 문제가 거론된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관련 국가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이번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G7이 ‘진영 대결’을 추구하는 지정학적 도구로 전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G7은 미국의 동맹국 감시를 폭로한 기밀문서 유출과 ‘대서양 동맹’에 도전하고 있는 유럽의 독립성 및 자치에 대한 인식 증대로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G7 회의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약 20분간 진행한 양자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최근 진전에 대해 축하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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