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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이슈 미술의 세계

미술관 갈까 문화촌 갈까… 완주 문화여행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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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가족사랑 담은 유휴열미술관/영아티스트 알리는 전북도립미술관/양곡창고의 변신, 삼례문화예술촌/복합문화공간 변신 종이공장 산속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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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열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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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게 손을 잡고 걷는 모녀. 오랜만에 둘만의 오붓한 여행에 나섰는지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솜씨 좋은 작가의 조각 작품이 전시된 정원에서 예쁜 인생샷을 남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완주 유휴열미술관으로 들어서자 가족의 사랑이 넘치는 풍경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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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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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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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가족사랑 담은 유휴열미술관

전북 완주군 구이면 유휴열미술관은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돌담 위에 무녀의 다양한 춤사위 동작을 담은 작품 ‘돌담미학’ 때문이다. 우리나라 민속놀이 중 성곽밟기를 표현한 작품. 남자들은 성곽을 지키고 여자들은 성곽을 밟아 튼튼하게 다지던 풍습에서 유래됐는데 성곽을 한 번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를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유래가 있다. 미술관을 만든 유휴열 작가가 기획하고 돌쌓기 장인 곽동만 선생이 쌓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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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왼쪽으로 하천을 따라 걷는 바람길 산책로가 시작되고 넓은 야외정원엔 다양한 조각품이 놓였다. 모두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담은 작품으로 가족들이 다정하게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를 바라본다. 아이들은 손에 꽃다발을 들었고 가족들 앞에도 꽃이 활짝 피었다. 돌담미학과 비슷한 춤사위를 대형 조각작품으로 풀어낸 ‘생·놀이/춤’ 작품도 눈에 띈다. 춤은 기쁨과 슬픔, 고통과 즐거움을 풀어내는 언어의 마술사란 뜻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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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열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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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과 카페 르모악이 있는 미술관 내부는 시원한 통창으로 꾸며 야외 조각정원이 한눈에 펼쳐진다. 편하게 의자에 기대 새콤한 자몽에이드 한 모금 마시자 가슴속으로 봄날의 상큼함이 스며든다. 아름다운 자연을 더 깊게 담고 싶으면 매주 토요일 오후 1~4시에 열리는 체험프로그램 ‘미술관 전원에서 그리는 수채화’에 참여하면 된다. 전북 수채화협회 회장을 지낸 홍승구 작가가 야외정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림을 전혀 몰라도 자연의 아름다움 풍광을 도화지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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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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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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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열미술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전북도립미술관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전북 지역 영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전북청년2023’이 7월16일까지 1∼4 전시실에서 열려 서완호, 최은우, 박세연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대형 벽면을 점자처럼 채운 박 작가의 ‘11과11’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까이서 보면 11시11분이 표시된 스마트폰 잠금 화면들이다. 스마트폰에 매몰된 현대인들의 삶을 표현한 듯하다. 2004년 10월 개관한 미술관은 다양한 미술전시회 개최, 미술작품의 수집과 보존, 문화예술교육, 국내작가 발굴, 국제교류 등을 펼치고 있다. 연평균 10여회 기획전시를 개최하며, 한국화·서예작품 등 전통성에 바탕을 둔 근대미술품과 그 전통을 전승한 회화·드로잉·판화·사진·공예품을 수집해 소장하고 있다. 미술관은 1650㎡ 규모로 야외공연장과 광장, 수변공간, 정원, 테라스 등의 조경·휴게공간도 갖췄다. 1년에 두 차례, 두세 달 과정으로 국내외 미술계 동향, 작가소개, 작품의 기법 등으로 구성된 미술이론 강좌와 실기강좌를 운영한다. 또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아틀리에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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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문화예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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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창고의 변신, 삼례문화예술촌

칠이 벗겨지고 녹슨 양곡창고. 그 앞 벤치에는 가슴에 빨간 ‘브이(V)’를 당당하게 달고 있는 어린 시절 영웅 ‘로버트 태권브이가’ 앉았다. 태권브이는 왼손을 들어 누군가를 어깨동무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어 누구든 옆에 앉으면 추억으로 데려간다. 삼례문화예술촌의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 모모미술관으로 재탄생한 양곡창고에선 예술촌 개관 10주년 특별기획전시로 ‘한국화의 아이돌’ 김현정 작가의 ‘계란 한 판 결혼할 나이’ 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적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톡톡 튀는 작품들이 작가의 별명과 잘 맞아떨어진다. 한 무리의 청년들이 갓 만들기 체험에서 직접 만든 앙증맞은 갓을 머리에 쓰고 우스꽝스러운 단체사진을 찍느라 웃음꽃을 활짝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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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문화예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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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 상류에 있는 예술촌은 일제강점기에 지은 양곡창고를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한 만경평야는 군산, 익산, 김제와 함께 양곡수탈의 중심지였다. 특히 삼례양곡창고는 완주지방의 식민 농업 회사인 전북농장, 조선농장, 공축농원과 함께 수탈의 전위대 역할을 했다. 1914년 개통된 삼례역 철도를 이용해 군산으로 양곡을 수탈하는 기지 역할을 했는데 만조 때 삼례 비비정마을까지 바닷물이 유입되면 배로도 양곡을 수탈했다. 1920년대 지은 삼례양곡창고는 2010년 문을 닫았고 2013년 양곡창고 등이 전시관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예술촌에는 모모미술관, 디지털아트관, 소극장 시어터애니, 김상림목공소 등으로 꾸며져 체험과 공연 및 전시를 즐기며 쉬어가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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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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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면 산속등대도 40년 동안 버려졌던 종이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 2019년 문을 열었다. 종이공장을 돌리던 대형 장비들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뒤집어쓴 채 넓은 정원을 꾸몄고 그 뒤로 이곳의 상징인 ‘빨간 등대’가 우뚝 솟아있다. 한때 수백 명이 근무하던 전일제지와 동일제지 공장의 굴뚝으로 높이가 33m에 달해 멀리서도 잘 보인다. ‘협동’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자’는 1980년 공장의 표어가 외벽에 그대로 남아 당시 공장 직원들의 애환을 전한다. 지금은 슨슨카페로 꾸며져 통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고 로스팅체험도 할 수 있다. 제1, 2 미술관, 체험관(어뮤즈월드), 아트플랫폼, 버스킹 야외공연장, 모두의 테이블, 수생생태정원 등도 갖췄다. 체험관은 라이프 스타일, 사이언스, 엔터테인먼트, 아트, 안전교육관 등 5개 테마를 바탕으로 11개관으로 구성됐다.

완주=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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