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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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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혈관까지 1분…그후 초미세먼지 당신 몸에 일으키는 일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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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경계령

잿빛 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왔다. 코를 통해 들어온 미세먼지는 폐를 거쳐 심장·혈관·뇌 등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진다. 몸속으로 침투한 미세먼지는 소리도, 형체도 없이 은밀하게 우리 몸을 파괴한다.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더라도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필요하다. 미세먼지의 위험성과 생활 속 대처법을 알아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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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나쁨’이 일상인 시대다. 더 치명적인 것은 입자 크기가 더 작은 ‘초미세먼지’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유해 물질을 더 많이 흡착해 독성이 강하고 체내 침투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입자 크기가 작아 체내에서 더 멀리 더 깊이 이동하고 더 많이 반응한다. 작고 가벼운 초미세먼지는 모세혈관과 맞닿아 있는 폐 깊숙한 곳인 세기관지 끝까지 이동한다. 코로 흡입한 초미세먼지가 고작 1분 만에 폐를 거쳐 혈관으로 침투했다는 연구도 있다. 이렇게 혈관을 통해 들어온 초미세먼지는 온몸을 순환하면서 곳곳에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염증 유발해 폐·심장 기능 떨어뜨려



초미세먼지 노출은 그 자체로 전신 건강을 위협한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는 “체내로 침투한 초미세먼지가 염증 반응을 촉진해 조직 손상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호흡기를 통과한 초미세먼지는 혈관을 타고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폐·심장 기능을 떨어뜨리면서 천식·기관지염·심근경색·폐암 등 호흡기·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키운다.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증상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18% 증가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하루 평균 50㎍/㎥ 이상인 날은 10㎍/㎥ 이하인 날보다 급성 심정지 발생률이 13% 높았다는 연구도 있다. 결과적으로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각종 질환 발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

맹독성 초미세먼지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초미세먼지 노출도가 높을수록 뇌의 퇴행 속도도 빨라진다. 뇌에서 기억·학습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이 위축돼 치매 위험이 커진다. 또 체내에 축적된 초미세먼지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폐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건강 위해성이 입증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했다.



어릴수록 미세먼지 영향 더 커



매년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한다. 소아청소년기에 초미세먼지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성인이 됐을 때 심혈관 질환 발생과 관련된 경동맥 내막 두께가 더 빨리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한 번 체내로 들어온 초미세먼지는 제거하기가 어렵다. 가급적 노출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해 오염도가 높을 땐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한다. 권혁수 교수는 “자동차가 많이 다녀 대기 오염이 심한 도로변보다는 한적한 길로 우회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심한데 직장·학교 등으로 외출을 피하기 어렵다면 KF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코로나로 친숙한 KF인증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휴대용 공기청정기다. 미세먼지를 끌어당기는 특수 정전기 필터로 체내 유입을 막는다. KF 뒤의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크다. 최천웅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할 땐 얼굴에 잘 밀착시켜 틈이 생기지 않도록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출 후에는 손·얼굴 등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한다. 샤워로 머리카락 등에 남아 있는 먼지를 씻어낸다.

비타민B군 등 영양제나 과일·채소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먹는 것도 좋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세포 속 유전자가 손상되고 활성산소가 만들어지는 산화 스트레스 현상이 증가한다. 항산화 식품은 몸 안으로 이미 침투한 미세먼지의 공격을 막아 미세먼지의 체내 영향력을 상쇄시킨다. 수분 보충도 필요하다.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 미세먼지의 침투를 막아준다.

환기도 중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성규(인천환경보건센터장)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실내에서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청소를 할 때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환기를 소홀하면 실내 공기 오염도가 높아진다. 평소에는 오전·오후·저녁 하루 3차례 30분 이상 창문을 열어두는 자연 환기로 정체된 실내 공기를 바꿔준다. 굽거나 튀기는 요리를 할 때는 반드시 후드를 작동시켜 연기를 밖으로 내보낸다. 단, 미세먼지가 심할 땐 자연 환기 대신 공기청정기 등으로 환기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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