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체연료 사용 화성포-18형 첫 시험발사" |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북한의 도발이 가라앉을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대처 방안을 찾고 있는 미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에 조 바이든 미 정부는 말과 군사훈련을 통한 경고성 행보를 반복하며 연일 경고음을 울려대지만,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흐름을 보면 북한은 위협 수준을 조금씩 높여가는 압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단순히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위협 수준만 키우는 게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로 협상 대상인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9차례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했고, 그중 3차례가 미 본토를 타격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었다. 예년보다 ICBM 발사 간격이 좁아지고 횟수가 많아지면서 사실상 대미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미사일이 위쪽으로 밀려 올라가 공중에 떠오른 뒤에 엔진이 점화하는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을 최초로 ICBM에 적용하면서 기민성까지 더했다는 평가다.
북한, "4∼7일 수중전략무기체계 '해일-2' 시험" |
남한에 대한 전술핵 사용 위협에 이어 최근엔 이른바 '수중핵어뢰'로 알려진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수중폭파시험도 병행하면서 또 다른 위협 신호도 보냈다.
작년 말엔 무인기를 서울 상공까지 진입시켜 우리 군 당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큰 틀의 대북 정책은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유엔 등 국제사회를 통한 제재를 추진하는 동시에 무조건적인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수준이다.
1년 넘게 지속 중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에 총력전을 펼치는 탓에 북한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도 북한 문제가 최우선 과제는 아니었지만, 전쟁으로 여력이 더 없어진 게 현실이다.
특히 북한에 큰 영향력을 가진 중국의 역할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도발보단 한미일의 대응을 문제 삼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포탄을 러시아에 보내고, 한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대립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B-1B 전략폭격기 등의 서해상 한미연합훈련 실시 |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불구경하듯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B-52H,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면서 대북 경고음을 더욱 크게 울리고 있다.
해군 부산 작전기지에서 출항 준비하는 니미츠호 |
물론 그렇다고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꼭 열흘 남은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이 주목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한 도발 대응이 한미 정상이 머리를 맞댈 최우선 이슈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이번 회담에서 확장억제에 대한 합의의 정도가 국민적 불안감을 다소나마 해소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내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5월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연습 및 훈련 확대,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미 전략자산 전개 재확인 등에 합의했고, 이후 실제로 합의 사항이 착착 이행되고 있다.
작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윤 대통령을 다시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핵, 재래식 등 모든 방어 능력을 통한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기존 공약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겠다고 거듭 약속하고 있음에도 북한의 도발을 보고 있는 국민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한국 핵무장론이라는 해묵은 논란이 새삼 불거진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미국은 확장억제를 약속한 마당에 한국 핵무장에 대해서는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한미 정상이 오는 26일 열릴 회담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내놓을 결과물이 국민을 안심시킬지, 나아가 북한의 도발을 누그러뜨릴지는 두고 볼 일이다.
최근 한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북핵과 관련한 정상회담 논의 전망에 대해 "한미 국민의 피부에 와닿을 총합적인 한미 확장억제력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honeyb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