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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삼성 감산에 낸드 현물가도 상승…업황 회복 신호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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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낸드 현물 가격, 100일 만에 올랐다

삼성 감산 발표 직후 D램·낸드 가격 변화

"업황 반등 당기려면 적극적인 감산 필요"

D램과 낸드플래시 현물 가격이 오르면서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감산 효과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업체들의 감산 규모가 커질수록 업황 반등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평가다.

14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전날 집계한 '3차원(3D) 트리플레벨셀(TLC) 512Gb' 낸드 제품 가격이 4.642달러라고 밝혔다. 이 제품 현물가는 전일보다 0.37% 올랐다. 삼성전자 감산 발표 이후 상승세다. 발표 당일인 7일에는 4.608달러를 기록, 작년 12월 22일(4.94달러) 이후 처음으로 상승했다. 이어 12일(4.625달러)과 13일(4.642달러)에도 가격이 뛰며 빠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주로 쓰는 또 다른 낸드 제품 '3D TLC 256Gb' 현물가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22일(2.451달러) 이후 계속 하락하다가 7일 처음으로 2.114달러를 기록, 가격이 뛰었다. 10일에는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11일부턴 연일 상승하며 13일 2.16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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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전경 /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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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현물가의 경우 낸드보다 늦은 11일 반등을 시작했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16기가비트(Gb) 2666' D램 가격은 작년 3월 7일(7.873달러)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일 대비 0.78% 오른 3.235달러를 기록했다. 1년 1개월만이다. 이후 사흘째 하락 없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이번 가격 반등에 의미를 둔다. D램과 낸드 현물가가 삼성전자 감산 발표 직후 수개월만에 상승했기 때문이다. 주요 메모리 업체가 모두 감산 중인 가운데 업계 1위 삼성전자까지 동참하자 수요처가 반응을 보였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려면 공급 업계 감산과 함께 수요가 늘어야 하는데, 이번에 수요가 움직였다는 점에서 업황 회복 신호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를 확대 해석하긴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물 가격은 대리점에서 이뤄진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이다. 시장 반응을 빠르게 살필 수 있지만 변동 가능성이 큰 편이다. 이번 가격 반등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현물가가 오른 DDR4 16Gb 2666 제품은 PC용이다. PC 시장은 하반기까지 수요 부진이 예상되기에 때에 따라 관련 D램 수요도 줄 수 있다. 'DDR4 8Gb 2666' 등 PC에 쓰이는 또 다른 범용 제품 현물가가 아직 하락세인 것도 눈여겨보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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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와 2분기 품목별 D램 평균판매가격(ASP) 전망표 / [이미지제공=트렌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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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에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보다 10~15%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낸드는 그보다 낮은 5~10% 가격 하락을 내다봤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가격이 내려가지만 하락폭은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트렌드포스 발표 이후 D램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이 감산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장 현물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현물 가격은 결국 고정거래가격에 영향을 준다.

증권 업계는 업황 반등 효과를 높이려면 메모리 공급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감산해야 한다고 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이 업황 회복을 위해 감산을 결정한 이상, 업황이 나쁠수록 감산 규모는 계속 늘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원가가 올라가고 실적이 나빠지더라도 감산 규모를 늘려 업황 회복을 당기는 편이 회복 지연으로 감가상각비(고정비, 비용)를 소모하는 것보다 이익"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감산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이 높기에 감산 선언 자체가 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수 있지만, 효과를 키우려면 감산 규모가 30% 안팎은 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감산 규모에 따라 2분기, 3분기 가격 하락폭이 변할 것"이라며 "2분기, 3분기 가격 흐름에 변화가 생기면 실적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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