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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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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민주, 총선앞 텃밭 표 잡기엔 ‘협치’… TK신공항-광주 軍공항 이전 본회의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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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18분만에 특별법 2건 의결

공포후 시행 6개월→4개월 단축

부족한 사업비는 국비로 충당

13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 신공항 설립과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에 대해 정부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특별법을 합심해 처리했다. 이날 예정에 없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원포인트’로 연 여야는 정부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두 특별법의 시행 일자를 공포 뒤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시켰다.

국회에서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여야가 텃밭인 대구경북과 광주의 숙원 사업 처리를 위해서는 손을 잡은 것. 여야는 전날(12일)에도 선심성 지역 사업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기준 완화를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과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본회의에 상정해 의결하기로 합의했다.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은 대구 K-2 군공항과 대구공항을 경북 군위, 의성 일대로 이전해 짓는 새 공항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예타 조사를 면제하고, 국비 지원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은 광주 광산구에 있는 군공항을 이전하는 비용 중 부족분을 국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사업비는 약 11조1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비는 당초 5조8000억 원으로 알려졌지만 주민 보상 비용 증가 등으로 1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막대한 사업비로 인해 두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본회의 전 법사위를 열고 두 특별법을 18분 만에 처리했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공포 후 시행까지) 6개월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지만 여야는 이를 4개월로 단축시켰다. 이어진 본회의에서 양곡법 등을 두고 격하게 충돌했던 여야 의원들은 두 특별법에 대해서는 일제히 찬성표를 던졌다.

여야의 이런 ‘선택적 협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과 광주 표심에 호소해야 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당도 동의하도록 광주 군공항과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을 연계해 법안을 발의하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했고, 지난해 11월 광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송갑석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이 만나 두 특별법의 동시 처리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날 결과를 두고 여야 내부에서도 “포퓰리즘 합심”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여당 의원은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숙원 사업을) 바꿔치기, 포로 교환을 한 것”이라고 했다. 국회 관계자는 “2021년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이어 영호남의 민간 및 군공항 관련 특별법이 처리되면서 충남 서산공항 등 다른 지역의 요구도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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