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 "동결 실적 훨씬 더 커질 수 있어"
스위스 연방정부 청사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주요 7개국(G7)이 '올리가르히'(신흥재벌)를 비롯해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유력 인사들의 재산을 추적·동결하기 위해 조직한 기구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자 스위스 연방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스위스 국가경제사무국(SECO)에 따르면 미국 등 G7으로부터 '러시아 엘리트·대리인·올리가르히 태스크포스'(REPO)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스위스 연방정부에 접수됐다.
REPO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작년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제재할 방안을 수립·실행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설립된 다국적 대러 제재 집행 기관이다.
G7 국가들의 재무·법무 당국 관계자들이 참여해 제재 대상 러시아인과 단체 등의 자산을 추적·동결하고 제재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러시아 올리가르히의 해외 금융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이 소유한 고급 요트와 부동산, 고가 예술품 등을 압수하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
SECO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REPO의 활동을 주시해왔다"면서도 "스위스가 REPO에 동참할지, 참여한다면 어떻게 할지 등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립국 스위스는 제재 대상자들의 자산을 찾아 동결하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해당 자산을 몰수해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쓰자는 등 동결 이상의 조치를 도입하자는 서방 국가들의 제안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더구나 스위스는 고객 비밀을 중시하는 금융 관행이 두드러진 나라다.
자금 추적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스위스 금융업의 이런 특성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서방 국가들이 스위스에 REPO 동참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G7은 스위스의 협조를 더욱 압박하는 모습이다.
스콧 밀러 주스위스 미국 대사는 지난달 스위스 신문인 노이어취리허차이퉁과 인터뷰에서 스위스 정부가 지금까지 올린 실적보다 더 많은 제재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까지 스위스가 동결한 러시아 관련 자산은 77억5천만 스위스프랑(11조3천억여원)인데 이런 실적은 500억∼1천억 스위스프랑(73조1천억여원∼146조2천억여원)까지 더 증가할 수 있다"면서 스위스의 REPO 참여를 촉구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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