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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美은행위기가 호재됐다 … 비트코인 열달만에 3만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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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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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306일 만에 3만달러(약 3960만원) 선을 탈환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만 해도 1만6500달러(약 2180만원)에 불과했지만 약 석 달간 84.4% 반등하면서 올해 최고가를 다시 썼다. 3만달러는 지난해 5월 루나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가격이다. 비트코인 가격만 보면 루나 사태와 FTX 사태 등 지난해 발생한 굵직한 악재가 만든 하락폭을 모두 극복한 셈이다.

11일 코인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3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보다 5.7%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지난달 17일 10%대 상승한 이후 약 한 달간 잠잠한 움직임을 보여왔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3만달러 선을 돌파했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395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해외 시장이 이번 상승을 주도하면서 국내와 해외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인 김치프리미엄도 마이너스값이 됐다. 현재 국내에서 비트코인을 사면 해외보다 0.11%가량 저렴하다.

비트코인이 3만달러 선을 넘은 건 지난해 6월 10일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5월 시작된 루나 사태 여파로 한 달여 만에 1만8000달러 선으로 급락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당시 세계 2위 규모 거래소인 미국의 FTX가 파산하면서 1만5000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비트코인 반등은 두 가지 국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의 긴축 완화 정책으로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만 해도 거시경제 흐름을 따라갔다. 1월엔 미국 물가지수가 완화세를 보이면서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산시장에 번졌다. 비트코인도 이 같은 기대에 힘입어 5000달러가량 오르면서 2만2000달러(약 2900만원) 선을 회복했다.

두 번째는 전통 금융이 흔들리면서 믿을 만한 대체 자산으로 비트코인 가치가 오른 것이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것이 계기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대체 자산으로서 가치를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6월 이후 275일 만에 3400만원 선을 탈환했다. 특히 비트코인이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전통 금융권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 만큼 SVB 사태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이번 상승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상승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비트코인의 반감기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반감기를 3번 거쳤다. 현재는 블록 1개 생성당 채굴 보상이 비트코인 6.25개다. 2024년 4월로 추정되는 반감기 이후에는 3.125개로 줄어든다. 통상 반감기가 도래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다.

다른 한 가지는 12일로 예정된 이더리움의 샤펠라 업그레이드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차지하는 이더리움이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새로운 자금 유입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다는 이유다.

샤펠라는 상하이와 카펠라의 합성어다. 이더리움은 이번 상하이·카펠라 업그레이드를 통해 예치(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을 출금할 수 있게 된다. 시장에는 이더리움의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진다면 지금 스테이킹으로 묶여 있는 이더리움이 시장에 나와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과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져 자산 운용이 쉬워지기 때문에 오히려 스테이킹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한다.

다만 12일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는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온다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대표적 위험 자산인 가상자산은 금리 인상 기조가 강하면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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