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인 9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 주최로 2023 부활절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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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인 9일 개신교와 천주교 지도자들이 편가르기와 이권다툼으로 갈라진 한국 사회를 하나가 되도록 이웃에게 손을 내밀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냈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십자가 조형물을 들고 걸으며 공연을 하는 등 ‘2023 부활절 퍼레이드’를 처음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한교총 대표회장이자 이영훈 ‘2023 부활절 퍼레이드’ 공동대회장은 “이번 부활절 퍼레이드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화합과 하나됨을 위한 행진”며 “편 가르기와 이권 다툼으로 나뉘고 갈라진 대한민국 사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낮아짐을 본받아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부활절 퍼레이드’는 ‘모두가 하나되어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자’는 주제로 56개 팀 4000여명이 구약존, 신약존, 근현대(부활)존, 다음 세대존 등으로 구분해 행렬에 참가했다. 행렬의 맨 앞은 성경을 상징하는 언약궤를 맨 앞에 두고 참가자들은 뒤를 이었고, 이들은 광화문 광장과 서울광장 일대 1.7km 구간을 두시간 가량 걸었다. 주최측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현재화해 재현하는 행사”라며 “개신교 140년 역사에 처음인 퍼레이드이며 비정치적 순수문화축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교총 등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73개 교단이 참여하는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 주최로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를 개최했다. 이날 모인 헌금 전액은 저출산대책위원회에 보낼 예정이다.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구세군 서울제일교회에서 ‘슬픔의 시대, 기쁨을 찾는 여정’을 주제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했으며, 오후에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는 주제로 서울시청역 근처에서 부활절 연합 예배를 열었다.
NCCK 강연홍 회장은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2023년 부활절을 맞아 돈과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며 물질만능주의와 성장지상주의에 매몰된 한국 교회의 교권 체제가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비움의 영성의 빛에서 거듭남으로 근본적인 존재의 변화가 일어나기 바란다”며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숙고하며 우리 시대의 악행과 불의에 맞서서 실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9일 부활절을 맞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천주교 신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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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는 전국 각 본당에서 부활절 미사를 열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정오 주교좌 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는 이날 정오 미사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아직 계속되고 있고,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까지 있었다. 점증하는 기후변화는 세계 공통의 압도적 위기”라며 “각자가 주인공인 이 세상 삶에서 상호 존중하기 보다는 분자화, 고립화로 가는 듯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수의 부활 사건은 2000년전 박제된 고고학이 아니라 긴 어둠의 터널을 힘들게 걸으면서 개별화된 인간을 새생명으로 역어주신, 지금 여기 나를 위한 모두를 위한 사건, 모두를 연대하게 해주는 사건”이라며 “우리 주변에 나보다 더 힘든 이웃이 있음에 눈뜨고 따뜻한 손길을 나누며 다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작은 무언가를 시작해 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부활의 새 생명과 새 빛이 어려움 중에 계신 모든 분, 특별히 북녘 동포들에게도 널리 비추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모든 피해자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자들에게도 따뜻이 비치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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